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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서 찾은 맛의 오케스트라-충청도

게시일
2014-07-04

이달 중순 끝물인 갑오징어… 상추쌈에 막된장 찍어 먹으면 쫄깃쫄깃

충남 최남단 서천으로 간다. 동쪽엔 금강이 소멸하며 부려놓은 옥토, 서·남쪽엔 갯벌이 펼쳐진 땅이다. 서천의 대표 재래시장은 '수산물 특화시장'. 2004년부터 상설 시장으로 바뀌었는데, 1층에서 횟감을 사 2층 식당가로 올라가 상차림 값 1인당 4000원을 내고 식사하면 된다.

갑오징어 회. 막된장에 마늘을 쌓고 상추에 쌈을 싸 오물거리니,
저작근(咀嚼筋)이 뿌듯하다.

어물전마다 게나 광어가 잔뜩이지만 지금 아니면 맛볼 수 없는 게 있으니, 바로 갑오징어다. 등에 길고 납작한 뼈(甲)가 있어 이름 붙은 갑오징어는 맛으로도 오징어계의 갑(甲). 서천에선 5~6월 꼴뚜기와 갑오징어의 앞글자를 딴 '꼴갑축제'도 연다. 큰 놈은 800g 정도 나가는데, 주로 즉석에서 회를 쳐 먹는다. 한 마리는 회로, 한 마리는 데쳐 먹으려고 손질해 2층으로 올라간다. 식당 19곳 중에 아무 데나 들어가 앉는다. 10분 뒤 대령한 놈을 한 점 집어 씹는다. 이가 살점에 한참이나 들어가 박힌다. 두툼한 살집과 찰기 덕분에 보통 오징어와는 차원이 다른 식감이다. 막된장에 마늘을 쌓고 상추에 쌈을 싸 오물거리니, 저작근(咀嚼筋)이 뿌듯하다. 재래시장답게 식당 안 데시벨(㏈)은 이미 월드컵 길거리 응원 수준. 얼굴이 불콰한 아저씨가 회덮밥이 담긴 대야를 들고 오더니 한 숟갈을 입에 떠먹이며 말한다. "바로 이 맛 아닙니까."

위치·전화 충남 서천군 서천읍 686-1(춘장대 해수욕장에서 약 25㎞), (041)951-1445
시장 정보 갑오징어는 7월 초·중순까지만 나오니 서두르지 않으면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큰 놈은 1만5000원, 작은 놈은 1만원대다.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 2층 식당은 가격이 통일돼 있다. 상차림은 1인당 4000원. 탕이나 공깃밥은 1000원이다. 전어구이·주꾸미·꽃게찜·대하구이·간재미 무침은 1㎏에 5000원이다.


서천 한산5일장&한산모시냉면·한산소곡주

'한산모시'만 아는 당신, 모시막걸리·모시전·모시물냉면 맛보세요

모시물냉면과 모시전

배를 불리고 나오니 오후 3시, 아직 해가 짱짱하다. 시원한 게 당긴다. 서천 하면, 자동 반사적으로 '한산모시'가 나와야 하는 법. 서천읍에서 차를 몰아 10분쯤 가니 한산면이 나온다.

한산초등학교 근처에서 매달 1·6일로 끝나는 날 소규모 5일장이 열리는데, 갖가지 모시를 만나볼 기회다. 모시로 옷도 짓지만 음식도 한다. 한산모시관 바로 맞은편에 있는 '담쟁이넝쿨'로 간다. 식당 앞엔 웬 장독대가 200~300개가 늘어서 있는데, 모시로 담근 고추장·된장이다. 메뉴판에 모시막걸리며 모시된장찌개, 모시비빔밥 등 별별 모시 음식이 걸려 있다. 모시물냉면과 모시전, 모시막걸리를 주문한다. 모시를 온종일 삶아 우려낸 국물에 메밀면을 섞어 먹는데, 국물이 묘하게 시큼해 목 넘김이 짜릿하다. 파 대신 모시를 썰어 구운 모시전 한 점에, 미숫가루처럼 뽀얀 모시막걸리로 입을 헹군다. 이왕 취기가 돈 김에, 1500년 역사의 한산소곡주도 한 병 주문한다. 맑은 금빛의 술이 식도를 타 넘을 때마다 연한 매실처럼 달큰한 향이 난다. 도수는 16~18도 정도지만 '앉은뱅이술'이라 불리니 조심할 것.

위치·전화 충남 서천군 한산면 지현리 182번지, (041-950-4125)
5일장 서는 날 1·6일
시장 정보 시장 주변에 한산소곡주 전문 소재점이 도열해 있다. 대략 용량은 750㎖나 1500㎖로 나뉘는데 2만~4만원 정도 한다. 담쟁이넝쿨 이 식당은 모시 전문점으로 TV에도 여럿 소개된 적이 있다. 식당 뒤편에 모시밭이 있어 '진짜 모시'를 구경 못 해본 도시 사람들에겐 신기한 구경이 될 수도 있겠다. 모시막걸리는 5000원. 냉면은 6000원, 모시전은 1만원. 문의 (041)951-9288

  • #재래시장,충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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