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을 바로 세우라는 조합원의 준엄한 명령을 받든 13대 위원장 당선인의 자격으로 현장을 돌며 더욱 무거운 책임과 사명을 통감 중이다. 현업에 달려가 인사를 드리며 한분 한분 만나본 결과 조직개편과 관련하여 소문이 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직 구체적 발표는 없으나 조합원들의 염려와 불안감이 매우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이맘때가 되면 일부에선 단계적 조직개편을 준비하는 듯한 뉘앙스로 현장의 동요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회사는 그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요사안에 대하여 노동조합과 협의할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했으나 이는 현업의 충분한 동의를 구하지 못한 채 물밑에서 진행돼 왔다. 고로 조합원들의 불신과 의심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말로만 조직개편이나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이런 소문이 시시때때로 나돌고 있는 원인이 무엇이며, 왜 조합원이 이런 헛소문에 동요해야 하는지, 그리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위원장 당선자로서 분명히 경고한다. 향후 노동조합과 합의 없는 일방적 조직개편은 그 어떠한 경우라도 용납하지 않겠다. 만약 일 저질러놓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작태를 보일 시, 뼈저린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노사파행을 원한다면 처절한 투쟁으로 대응해 주겠다.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무시하고 일방적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면 차기 집행부는 일체의 교섭이나 협상을 거부한 채 강력한 싸움에 돌입할 것을 알아야 한다.
KT는 100년의 경험이 만들어낸 조직이다. 그만큼 바탕이 탄탄한 조직을 단지 전문화나 합리화라는 명분으로 단시간에 재구성하는 우를 범할 것인지, 아니면 노동조합과 현장의 조언을 통해 지혜롭게 조직을 강화해 갈 것인지는 모두 사측의 태도에 달려 있다. 무엇이 진정 조합원을 위하고 무엇이 진정 조직을 위한 일인지 사측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7년 12월 1일
KT노동조합 위원장 당선자 김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