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IT 생태계를 위협하는 보이스톡 개방을 우려한다.
MVoIP 전면 시행은 망에 대한 투자 없이 공짜 수익만 얻으려는 행위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 스카이프, 라인 등에 이어 카카오톡의 무료 인터넷전화 서비스(mVoIP)인 '보이스톡'이 현재 국내에서 시험 서비스 되고 있다. 이에 KT노동조합은 데이터 트래픽 폭증으로 인한 망투자 비용 증가와 투자 위축으로 인한 서비스 품질하락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항간에서는 이번 mVoIP 관련 사안에 이용자 편익 증진을 강조하며, 이통사가 요금 인상을 위해 트집을 잡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보자. 해외 주요국 이통사의 경우 mVoIP를 전면 차단하거나, 혹은 허용하더라도 충분한 요금수준에서 부분 허용하며, mVoIP으로 인한 폐해 방지 및 이용자 편익간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mVoIP 관련 정책 및 제도 등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카카오톡의 가입자는 국내에만 3500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통사의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mVoIP가 확산되면 이동전화시장의 미래는 매우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 음성통화 매출 급감 등으로 주수입원이 사라져 사업 근간이 흔들릴 우려가 있음은 물론, 더 나아가 글로벌 인터넷기업의 국내 음성통화 시장 무임승차로 국익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요금인상과 투자 위축으로 인한 서비스 품질하락을 초래하게 된다.
특히 이용자가 수 천만에 달하는 보이스톡은 사업자가 광고나 제휴사업을 통해 수익을 얻기 위해 만든 사업이다. 따라서 그 과정에서 발생시킨 데이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보이스톡이 통신 네트워크의 트래픽을 증가시켜 기존 음성통화 서비스의 통화 품질을 떨어뜨림으로써 통신회사들에 망 증설 등을 위한 추가 비용을 발생시킬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은가. 이는 단기적으론 이용자 편익으로 포장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기본료 등의 요금인상과 투자 위축 등으로 인한 네트워크 서비스 질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LG유플러스는 6월 7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 이용자에겐 ‘보이스톡’을 제한 없이 개방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보이스톡 전면 개방이라는 카드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어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현재 m-VoIP의 법•제도적 지위와 서비스의 안정성 등은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통신업계가 서로를 제살 깎기의 경쟁상대로 여길 것이 아니라 섣부른 서비스 도입 이전에 지속적인 망 고도화, 통화 품질 확보, IT산업 발전 및 이용자 보호대책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선행해야 할 때다. 따라서 KT노동조합은 관련 업종 간 이해관계의 합리적 조정을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제라도 서둘러 규칙과 기준을 만들길 바란다. 방통위는 지난 2월에 발생한 삼성전자와 KT간의 스마트TV 분쟁에 이어 이번에는 무선 분야에서 ‘망 중립성’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우왕좌왕하며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정책의 틈새를 이용해 수십조원을 들여 만든 통신망에 보이스톡이 무임승차하는 것은 통신노동자들의 존립기반을 흔드는 것이다.
KT와 통신노동자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정체된 IT산업의 재도약을 일구고,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므로 방통위 역시 하루 빨리 대비책을 마련하여 소비자의 권익을 위함을 물론, 모바일 인터넷 기술의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
2012년 6월 7일
KT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