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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식 펀드투자의 마술

게시일
2010-04-21

적립식 펀드투자의 마술 
 
2007년 코스피 2000서 투자 시작했다면
올 3월까지 적립식 +13%, 거치식은 -13%
 
펀드 투자자 김계환 씨(29)는 최근 판매사에서 3년 만기가 돌아온 중국 펀드 적립 기간을 연장할 것이냐는 전화를 받고 일단 1년간 더 붓기로 마음먹었다. 금융위기 직전까지 적립식으로 매월 수십만 원을 꼬박꼬박 부어오다 금융위기 때 위험하다 싶어 수시로 넣는 임의식으로 바꿨다가 오히려 쓴맛을 봤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글로벌 증시 향방을 예측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진 게 패착이었다.

그는 "주가가 충분히 빠졌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돈을 몰아서 집어넣었는데 오히려 하락장에 물려 피해가 더 커졌다"며 "이제부터라도 적립식으로 마음 편하게 불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펀드 투자자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이 바로 중장기 적립식 투자다. 하지만 막상 적립식 투자가 어떻게 자산을 쌓는 데 도움이 되는지 속 시원히 이야기할 수 있는 투자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적립식 투자의 강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시간과 망각의 힘`이다. 역설적이지만 적립식 펀드 시장은 게으른 투자자들을 위한 시장이다. 부지런한 투자자는 당장이라도 증시가 천장을 뚫을 것 같거나 혹은 날개 없는 추락을 할 때 결코 초연할 수 없다. 분위기에 휘둘려 `상투`를 잡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반면 적립식 투자는 요동치는 증시와는 무관하게 매월 꾸준히 돈을 붓는다는 점에서 공포와 탐욕의 심리에서 벗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익률 방어에도 유리하다. 매월 적립식으로 펀드를 분할 매수할 경우 주가가 비쌀 때는 적은 주식을 담게 되지만 주가가 낮을 때는 많은 주식을 담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누적되면 결국 주가 변동을 여러 번에 걸쳐 나눠 살 수 있게 된다. 이른바 `매입단가 평균(Cost Averaging) 효과`다.

쌀 때 많이 담았던 호재가 비쌀 때 적게 담았던 악재를 희석시키면서 주가가 요동칠 때 투자 시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한다.

쉽게 말해 현재 코스피가 1700에서 1800을 거쳐 2000까지 간다고 가정해 보자(시나리오 1). 이렇게 주가가 상승할 때는 당연히 거치식 투자가 유리하다. 2000에서 수익을 고정한다면 거치식 수익률(17.65%)은 1800에서 분할 매수한 적립식 수익률(14.37%)에 비해 낫다.

문제는 주가가 마냥 상승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1600을 거쳐 1900까지 오를 수도 있고(시나리오 2) 1500까지 빠졌다가 1700까지 제자리걸음을 할 수도 있다(시나리오 3). 아예 1300까지 무너질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시나리오 4).

단적으로 코스피 1700에서 100만원을 투자한 후 주가가 1500을 거쳐 재차 1700까지 회복한 경우를 살펴보자. 거치식 투자는 주가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면서 수익률이 0%가 되지만 적립식 투자는 1500에서 한 차례 저가 분할 매수에 성공하며 6.67% 수익을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코스피 1700에서 100만원을 들여 58만8200좌(100만원÷1700×1000좌)를 매수한 후 1500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66만6700좌를 싸게 더 사들이며 수익률을 지킨 것이다. 결국 이 적립식 투자자는 누적 좌수가 125만4900좌로 불어나 최종 수익률 213만3400원(1700×125.49만좌÷1000좌)으로 거치식(200만원) 대비 6% 이상 나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다.

환매할 때까지 주가가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적립식 투자가 최선이라는 말이다.

코스피가 200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07년 10월 이후 수익률에서도 거치식 대비 적립식 투자 방어력이 더 튼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거치식 수익률은 -13.75%로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진 반면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가 누적된 적립식 투자는 코스피 1550선인 지난해 7월 본격적으로 플러스 수익률로 돌아서 최종 수익률 13%를 기록했다. 시간 가치와 분산 투자 가치를 가져간 적립식 투자의 마술인 셈이다.

[기획취재팀=남기현 기자(팀장) / 김정환 기자 / 전범주 기자]

내년부터 시작할 퇴직연금제도도 확실하게 알고 투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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