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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이 병이다, 잘 나갈 때 더 조심하라

게시일
2010-04-14

옛 선비의 공부는 달랐다.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공부를 더 중시해 이를 수양이라고 불렀다. 군자론도 같은 맥락이었다. 군자는 내가 닮아야 할 이상적인 인간,소인배는 내가 그러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못난 인간의 전형이었다. 남을 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인격을 닦기 위한 지침이었을 뿐이다. 이렇게 스스로 경계하는 수양을 중시한 것은 인간이란 현재에 만족해 안주할 가능성이 많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선비들의 방식에서 현대의 비즈니스도 배울 것이 있다. 언제든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스스로 경계하는 일이다. 기업도 지금에 만족하고 교만해지기 쉽다. 한 업종 안에서, 한 해 장사를 잘하면 앞으로의 성공도 보증해주는 것으로 믿게 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의 교만은 무엇인가. 시장이 바뀌고 있는데, 고객이 변하고 있는데 스스로는 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번 성공한 기술, 잘 팔린 상품이면 계속 그 영화를 유지할 것으로 믿는 건 순진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2005년께 도산한 독일의 필름회사 AGFA가 그랬다. 묘한 것은 바로 전해 이 회사는 137년 역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디지털 기술이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데도 이 회사는 그 변화에 눈을 감았다. 

중국 전국시대, 제후국 가운데 어느 나라가 가장 먼저 멸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위나라의 재상 이극(李克)은 오히려 승승장구하던 오나라를 꼽았다. 그 이유는 이랬다. "승리 횟수가 많아지면 군주는 교만해지고,자꾸 싸우면 백성들은 곤궁해진다. "

'정관정요'에 나오는 이 대목은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금이 진짜 위기다.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도 10년 안에 모두 사라질지 모른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원들이 작은 성공에 만족할 때 어떤 미래가 올지 두려워하며 잠 못 이뤄야 경영자다. 선비의 풍모도 그때 나온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댓글 1
  • 차완규
    오~호 뼈있는 언중유골!!! 항상 낮은 곳에서 섬기며 살겠습니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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