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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랩 ] 후회없는 삶… 한국인들 ‘버킷리스트’ 바람 분다

게시일
2013-01-08
직장인 곽모(55)씨는 지난달 28일 히말라야로 떠났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4130m 트레킹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히말라야 트레킹은 2013년을 맞아 그가 작성한 ‘버킷리스트(bucket list)’ 중 하나다. 곽씨는 “8일 동안 매일 8시간을 걸어야 하는 일정이지만 마음의 때를 벗기고, 남은 인생 2막을 위한 각오를 다지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를 맞아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버킷리스트란 ‘죽기 전에 꼭 해 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으로 ‘죽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속어인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에서 유래했다. 2007년 죽음을 앞둔 두 남자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의 리스트를 만들어 실행한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영화 ‘the Bucket List’가 개봉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현재 온라인에선 여러 버킷리스트 실행모임이 활발하다. 회원 수 6900여명인 네이버 카페 ‘위너플’은 회원들이 일정에 맞춰 사격, 카트, 암벽등반, 패러글라이딩 등의 버킷리스트를 실행하고 있다. 리스트에는 단순 레포츠뿐 아니라 독특한 활동도 눈에 띈다. 카페 회원 송모씨는 ‘호주 포드링컨 참치왕국에 가서 참치 들고 사진 찍기’, ‘아이디어 발명품 개발하기’ 등을 올해 버킷리스트로 꼽았다. 송씨는 “죽기 직전에 하지 못한 일이 많아 후회가 된다면 너무 안타까울 것 같다”며 “되도록 후회가 적은 삶을 살기 위해 매년 버킷리스트를 꼭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더 버킷’의 회원 김성관(34)씨는 ‘아는 사람들에게 안부전화 하기’, ‘사랑하는 사람 30명에게 친필로 편지 쓰기’ 등을 올해의 버킷리스트로 작성했다. 김씨는 “요즘 인간관계가 SNS에 너무 국한돼 매정하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 정을 느끼고 싶어 작성했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 ‘열정대학’ 회원 1만123명은 각자 100여 가지 소원을 포스트잇에 작성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내용도 ‘수감자에게 책 읽어 주기’, ‘귀농학교에서 교육받기’, ‘힙합앨범 내기’ 등으로 다양하다. 열정대학 대표 유덕수(32)씨는 “회원들 중에는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다 본인에 맞는 진로를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권석만 교수는 “버킷리스트가 삶을 적극적으로 향유하려는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며 “도전 목표가 있다는 것 자체가 생활에 활기를 주고, 오늘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를 분명히 알기 때문에 삶의 체계가 확실해진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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