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추천 투쟁을 잠정 유보하겠습니다
노동조합은 기존 대립적 노사관계의 틀을 깨고 공동의 결정과 공동의 책임을 지는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경영참여를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실행 결과는 낙관적이지 못했습니다. 조합원의 지지는 미약했고 외국인의 의결권 행사는 매우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책임은 조합원의 충분한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한 노동조합에 있음을 통감하며 사외이사 진출 투쟁을 잠정 유보합니다.

노동조합은 사외이사 추천 투쟁을 전개하면서 성과와 더불어 당면한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외국인 주주들의 실제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2006년 집중투표 결과 외국인의 영향력이 68%에 이르렀으며 이는 전체 의결주식의 2/3가 넘는 것으로 특별결의까지 가능한 지분입니다. 우리는 칼아이칸이 KT&G에 대한 경영참여를 선언한 후 1천5백억원의 수익을 얻고 빠져버린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점과 함께 성과도 있었습니다. 국내최초로 집중투표를 실시했으며 노동조합의 경영참여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 우리사주조합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그 동안 우리사주조합은 단지 조합원의 주식을 관리하는 회사조직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사외이사 추천 투쟁과정에서 노동조합은 우리사주조합의 민주적 운영이 필요함을 절감했고 조합장 직선제를 쟁취했습니다. 향후 노동조합은 이를 토대로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우리사주조합으로 변화 발전시킬 것입니다.

현재 국회차원에서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대정부 및 국회에 대한 입법투쟁과 제도적 보완을 통해 경영참여의 토대를 마련해가겠습니다.

노동조합은 지금의 결정이 더 큰 한발을 위한 전기로 생각하고 새로운 각오와 마음으로 나아가겠습니다.

2006년 12월 11일
KT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