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장재은 기자 = 한화그룹 김모 비서실장은 8일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의혹사건과 관련한 경찰 조사에서 "북창동 S클럽 종업원들을 청계산으로 데려 갔는데 (청계산 사건 현장에는)김 회장님과 차남, 차남 친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비서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김회장 부자와 경호원 등 우리측에서는 아무도 청계산에 가지 않았다"는 그동안의 한화측 주장을 뒤집는 것이다.

이날 오전 11시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출석한 김 실장은 "청담동 G주점에서 경호원 5∼6명과 함께 종업원들을 청계산으로 데려갔다. 나는 직접적인 현장에는 없었기 때문에 폭행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청계산에서 다시 북창동 S클럽으로 이동했고, 그제야 회장님이 오셨다"고 진술했다.

그는 "회장님이 아드님과 종업원들을 화해시키라는 지시는 했지만 폭행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또 "맘보파 조직폭력배 오모씨는 알지도 못하고, 사건 현장에 같이 있었는지도 몰랐으며 한화 협력업체 D토건 김모 사장과는 특별한 관계이지만 인력을 현장에 동원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 앞서 배포한 소명자료를 통해 "가장 억울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우리 일행이 북창동 종업원들을 납치ㆍ감금해 폭행한 것처럼 보도되는 것이다. 당시 종업원들은 장소이동에 흔쾌히 동의했고,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자유롭게 담배도 피고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또 "승용차 안에 운전사와 우리 직원 1명이 앞자리에 탔고, 뒷자리에는 종업원 4명이 탔기 때문에 만약 저들이 피하려고 했다면 순식간에 자동차를 빼앗을 수 있는 상태였다"며 "보복폭행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잠적한 적도 없고, 경찰로 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통신수사를 통해 3월8일 사건 발생 시간대에 김 회장 차남과 친구 이모씨, D토건 김모 사장 등이 청담동 G주점과 청계산, 북창동 S클럽 등 현장 3곳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맘보파 두목이자 범서방파 행동대장 오모(54)씨가 사건 현장 2곳에 있었고, 사건 발생 전 청년 5∼6명에게 연락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김 실장의 진술 내용에는 상호 모순점이 많다고 보고 일단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오후 8시40분께 귀가시켰다.

수사 관계자는 "김 실장이 피해자들이 그동안 주장해온 청담동G주점, 청계산, 북창동 S클럽으로 이어지는 사건 발생 동선은 인정했지만 김 회장 부자의 폭행가담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대로 전면 부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 6명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계산 폭행 현장에서 김 회장 아들이 `아버지'라고 분명히 불렀고, 맞으러 가는 사람이 어떻게 담배도 피우고 전화도 하고 그랬겠느냐"며 김 실장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진실을 왜곡한 거짓말이 더나쁘다는 여론을 어떻게 무마 할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