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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무사고 운전자는 보험회사 봉(?)이야

게시일
2006-09-14
금융감독원과 보험개발원이 13일 확정해 내년에 시행되는 자동차보험료 개편안을 보면, 무사고 운전 6년째인 가입자들의 부담이 가장 많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월부터 자동차 모델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하면 같은 배기량이어도 보험료가 연간 3만~8만원의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부담 느나?=회사원 김아무개(46)씨는 2000㏄ 승용차로 6년째 무사고 운전을 하고 있다. 김씨는 부부한정 특약 조건으로 가입했는데, 지금은 보험료를 55%를 할인받아 연간 40만원을 낸다. 김씨는 현행 제도에서는 무사고 7년째인 내년에 보험료를 60% 할인받아 35만6천원을 내면 된다. 그러나 내년부터 최고할인 적용 시점이 10년으로 바뀜에 따라 60% 할인혜택을 받으려면 3년을 더 사고 없이 운전해야 한다. 김씨는 당장 내년엔 57%의 할인만 받아 38만2천원을 내야 한다. 현행 제도에 견줘 2만6천원을 더 내는 것이다. 김씨와 같은 6년째 무사고 운전자는 전국적으로 132만명 정도다. 이들이 더 부담하는 보험료는 연간 300억원에 이른다. 무사고 5년째인 운전자 140만명은 이전보다 모두 200억원 가량을 추가로 내야 한다.

보험개발원은 이에 “이번 개편안은 모든 가입자들이 내는 총 보험료는 똑같도록 설계했다”고 해명했다. 무사고 기간이 긴 운전자들은 상대적으로 보험료 부담이 늘지만, 무사고 기간이 짧은 운전자들은 할인혜택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올해 처음으로 1500㏄ 차를 사서 운전을 시작한 사람의 보험료는 83만원이다. 이 사람이 1년간 사고를 내지 않으면 현행 제도 아래서는 내년에 10%를 할인받아 74만7천원을 낸다. 하지만 개편안에서는 11%를 깎아주므로 73만9천원만 내면 된다. 9천원 가량 덜 내는 것이다. 이미 60% 할인혜택을 받고 있는 7년 이상 무사고 운전 가입자는 새 제도에서도 혜택이 유지된다.

보험개발원은 차량모델별 자기차량 손해보상 보험료를 ±10% 범위에서 차등화할 경우 대형차는 모델별로 8만4390원, 중형은 4만9341원, 1500㏄ 크기의 소형차는 3만3037원의 차이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단체, 제도 개편 타당성에 의문=보험소비자연맹은 이날 “장기 무사고 할인율 적용시점을 연장하는 것은 우량한 장기 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더 거두기 위한 방편”이라고 반박했다. 김광배 보험소비자연맹 정책개발팀장은 “보험사들은 특정 집단으로부터 보험료를 더 받거나 덜 받는 것일 뿐 총 보험료 수입은 똑같다고 주장하지만 기준이 되는 총보험료 수입이 내년에는 얼마인지, 또는 얼마가 돼야 하는지 누가 알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손보사들이 매년 경영난을 빌미로 보험료를 직·간접적으로 올리고 있다”며 “손쉽다고 가입자들의 보험료를 올리기보다는 아프지도 않으면서 병원에 입원해 보험혜택을 받는 나이롱 환자들이나 자동차 정비공장의 과다한 정비수가를 적발해 보험금의 누수를 막는 노력이 아쉽다”고 주장했다.

보험개발원은 “이번 개편안으로 보험료를 올리려는 의도는 없다”며 “단지 가입자들이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를 통해 수리비가 싼 차를 선호하게 되고, 최고 할인율 연장도 ‘조심 운전’에 긍정적 구실을 하는 등 보험금 낭비를 간접적으로 줄이는 효과는 있다”고 해명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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