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언제까지 무노조일까
- 게시일
- 2006-08-04
삼성, 2008년부터 복수노조 허용 “새 노사관계 모델 찾아라”
‘무노조 경영’의 대명사로 알려진 삼성그룹이 내년부터 복수 노조가 허용됨에 따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내년부터 한 사업장 내 복수 노조 설립이 허용되면서 과거보다 노조 설립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현재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계열사 사업장에서 노조 설립을 위한 시도가 있었으나 사측 인사가 관할 관청에 노동조합 설립을 미리 신청해놓는 방식으로 노조 설립을 막아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근로자들이 요건만 갖춰 노조 설립 신청을 하면 관할 관청도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재계는 복수 노조가 허용될 경우 삼성그룹 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현대차 파업과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에서 보듯 어떤 형태로든 노조가 설립될 경우 삼성그룹도 적잖은 진통을 겪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3단계 방안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는 전략적 처우 개선,2단계는 노사 친목 관계 도모,마지막 3단계는 노사 화합 선언이라는 로드맵이 그것이다. 삼성은 그 일환으로 중간 간부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복수 노조의 개념을 알리는 교육을 실시하고 노동운동 전력이 있는 직원들을 중점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노조는 절대 안 된다’는 유훈에 따라 노조 설립을 최대한 저지하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설립될 경우 이를 ‘친사적인 노조’로 만들어 관리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업장별로 노사협의회가 설치돼 있지만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을 행사할 수 없어 사측에 영향력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노조가 설립되면 새로운 노사 관계 정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현재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노조 설립에 따른 여러 가지 단체교섭 시나리오를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F팀의 최대 목표는 내년 초 공개적인 ‘노사 화합 선언’과 함께 근로자들이 자체적으로 노조 설립 계획이 없음을 밝히도록 유도함으로써 ‘비노조 경영’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장 내 복수 노조 허용이라는 환경 변화에 따라 인사관리 차원에서 대책을 연구 중이며 지금까지의 건전한 노사협의회 문화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