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위원장 무시한 단식 농성중 한때 병원신세
- 게시일
- 2006-07-25
무기한 단식농성.
말 그대로 목숨을 건 농성이다. 희망이 꺾이지 않는 한 정해진 기한은 없다.
"밥이 아니면 자유를 달라" 종종 이 말은 인간이 밥을 버리면서도 지켜내야할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곤 한다.
무기한 단식농성, 자신과의 싸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는 46일째 교육부 후문(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철야 농성을 진행중이다. 19일 전교조 장혜옥 위원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교육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맞서 공교육 지키기를 선언한 전교조이지만, 현장 교사의 목줄을 조이는 차등성과급 문제가 7월, 방학을 앞두고 강행될 예정이어서 반대의 목소리는 더욱 드세지고 있다.
19일 저녁 9시경, 장혜옥 위원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중이던 교육부 후문의 전교조 농성장이 경찰에 의해 침탈되는 일이 발생했다. 새로 부임한 교육부총리의 취임식에 맞추어 주변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다.
교사들이 수십명 연행되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전교조 간부들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극도의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24일 단식 6일째, 장혜옥 위원장이 심한 구역질을 하며 물을 마시지 못해 탈수가 심화되자 농성장의 교사들은 장혜옥 위원장을 근처의 병원으로 옮겼다.
일단 장혜옥 위원장은 병원에서 일정한 치료를 받았고, 농성장의 교사들은 '단식 진행 여부'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웠다.
장혜옥 위원장을 옆에서 지켜봤던 오승환 선생님은 "건강이 악화되셔서 주변에서 만류하고 있지만 위원장님께서는 괜찮다고 하시니 계속 할 것 같다"며 상황을 전했다.
교육부 후문은 도로가 비좁아 상습 정체공간이기도 하다. 매캐한 매연과 여름날의 후덥지근한 오후는 농성장을 지키는 교사들에게 농성보다 힘든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장혜옥 위원장은 매캐한 매연때문에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복통에 눕기도 하고, 메스꺼움에 일어나 앉기도 하며 전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손님이 찾아오면 애써 환한 웃음을 지어주고 있었다.
노무현 정부, 현장교사에 대한 무관심이 "김영삼, 김대중 정부보다 심하다"
오승환 선생님은 지난 19일의 농성장 침탈과 24일 장혜옥 위원장이 쓰러지는 현실을 돌아보며 참여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뱉었다.
"과거 김영삼 정부도 현장교사의 목소리를 이렇게까지 무시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참여 정부가 현장교사를 배제하는 모습은 군사정권 보다도 지나친 면이 있습니다"
"그동안 역대 정권들도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조금씩 진행시켜 왔습니다. 그 속에서 일정한 반발도 있었고 일정한 진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교육의 공공성을 완전히 폐기해버릴 심산인 것 같습니다. 일단 밀어붙이기 시작하면 어떤 목소리도 듣지 않습니다"
"위원장이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하고 있지만, 오늘처럼 쓰러져 위태한 순간마저도 넘겼지만 교육부는 우리와 논의할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한때나마 참여 정부에 기대를 걸었지만 현실을 돌아보면 참여정부가 이정도인가 하는 허탈감만 느껴질 뿐입니다"
현장교사 발등에 떨어진 불 "차등성과급 지급 강행"
정부가 차등성과급을 지급시 반납을 하겠다며 결의한 교사들은 현재 전교조 잠정집계만으로도 1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체 교원 40만의 4분의 1수준이니 그야말로 현장교사들의 반발은 엄청난 것이다.
현장 교사들은 차등성과급 폭이 확대되면 교사간 경쟁심화로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성과급 지급을 위한 기준이 결국 교원평가로 이어져 현장교사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전교조는 26일부터 전국집중 1박 2일 노숙투쟁을 진행해 교육부와 참여정부를 압박하고 잘못된 교육정책에 대한 현장교사들의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