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사장 선임에 대한 KT그룹노동조합협의회의 입장
- 게시일
- 2005-06-09
KT사장 선임에 대한 KT그룹노동조합협의회의 입장
KT가 6월 7일 사장후보 공모를 시작으로 사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사장 선임절차에 들어갔다.
KT는 전국민의 실생활에서 한순간이라도 없어서는 안되는 통신의 보편적서비스 제공을 담당하고 있으며, 유무선 및 콘텐츠, 보안 등 국내 모든 통신분야와 국가의 신경망을 총괄적으로 관리 운영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민영화는 되었지만 향후 전개될 차세대 이동통신, 통방융합, 홈네트워킹 등 국민 편익을 위한 유비쿼터스 세상을 선도해 나가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하는 국민기업임에 분명하다. 또한 이러한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하는 KT CEO선임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사회 각 전반의 관심 또한 대단하다.
기업에서 CEO는 최고위직 임원으로서 기업의 모든 것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이다. 실제 CEO의 판단력과 창조력, 결정력, 설득력에 의해 한 기업의 존폐가 달라지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더욱이 졸속적 민영화로 인해 불안한 지배구조를 취하고 있는 KT에서 민영2기 CEO의 선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CEO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과거 투명한 절차, 객관적 검증, 충분한 의견 수렴이 생략된 채 졸속적으로 CEO가 선임된 경우가 있었다.
따라서 민영2기 CEO의 선임은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신임 사장은 단기적인 수익과 주주중심의 가치 보다는 보편적 양질의 대국민 통신서비스 제공과 안정적인 기반구축을 통한 질적도약, 중장기적인 비전 제시와 실현을 통한 KT의 발전 그리고 4만 5천 KT그룹 노동자를 비롯한 IT산업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경영의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아래 사장 후보를 선정함에 있어 아래와 같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이는 과거의 대립적이고 낡은 노사관에 의한 경영권 침해가 아니라 KT그룹과 IT산업 발전의 기대와 책임에 근거한 진솔한 현장의 목소리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첫째, KT CEO는 급변하는 통신환경 시장에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실현하여 그룹전사원이 안정적이며 헌신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KT를 만들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IMF와 민영화 단계를 거쳐오면서 KT구성원들은 장기적인 구조조정으로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려 왔다. 또한 과거의 CEO들은 단기적인 성과와 자신의 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사원을 비용절감 대상으로 삼고 인력구조조정을 실시하곤 했다. 인력구조조정은 회사의 절박한 경영상황에서 기업의 생존을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CEO가 인력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을 운운하는 것은 스스로 무능력을 자인하는 것이다. KT CEO는 급변하는 통신환경 시장에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실현하여 KT를 세계적인 통신사업자로의 발전과 전사원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애사심으로 안정적이며 헌신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KT를 만들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둘째, 민영화된 KT에 있어 정치권 로비를 통해 KT의 CEO로 선임되려는 사람은 결단코 거부한다.
공기업 시절부터, 민영화된 지금까지 KT CEO선임은 정치권의 외압과 영향의 결정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정치권에 로비하는 사람은 스스로 역량이 안 되는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권의 영향력에 의해 선임된 CEO는 KT의 발전이나 옳고 그름의 판단보다는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얽매일 수 밖에 없다. 민영2기 CEO의 선임은 자신의 객관적인 역량이 평가되고 검증되어 선정되어야 한다. 민영화된 KT에 있어 정치권 로비를 통해 CEO에 선임되려는 사람은 결단코 거부하며, 또한 CEO 선임을 둘러싸고 상대 후보 죽이기를 위한 언론플레이, 즉 투서, 투고 등 비열한 언론 플레이를 통해 내부혼란을 야기하고 KT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인물은 당연히 탈락시켜야 한다.
셋째, 사회공공성에 대한 명확한 소신과 투명경영, 윤리경영 그리고 사회.도덕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해야 한다.
KT가 민영화 되었다고 하지만 100여년동안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민기업이며, 여전히 통신은 철도, 전력, 가스, 수도 등과 함께 대표적인 공공서비스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행 법으로도 보편적서비스에 대한 KT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수익성과 주주중시의 단기적 경영은 장기투자에 대한 역량을 소진할 것이며, 고객서비스의 질저하와 불만족은 불신으로 이어져 기업의 생명력에게까지 문제가 될 것이다. 차기 CEO는 국민(고객)들에게 양질의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공공성에 대한 명확한 소신이 있어야 한다.
또한 투명경영, 윤리경영 그리고 사회.도덕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해야 한다. 이는 향후 후세까지 이어지는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국민기업으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단순한 이윤추구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인 책임과 인권, 노동, 성별, 장애인 등 각종 차별해소와 고용창출 그리고 투명경영, 윤리경영을 통한 균형적인 성장과 분배로 국가, 사회, 서민 경제에 도움을 주는 사회적 도덕적인 책임을 다하는 경영철학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차기 CEO는 KT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좀더 포괄적인 그림을 완성해야 한다.
넷째, KT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 조직을 포괄적으로 아우르고 KT가 세계적인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영마인드를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
향후 통신서비스는 각종 융합의 형태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룹간 교류 강화가 가져오는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KT그룹 전체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경영에 반영하는 수평적이며 자율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이끌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강국 신화를 창조한 KT가 세계적인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CEO의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
끝으로 5명으로 구성된 현재의 사장추천위원회 구조로는 정작 중요한 내부의 의견을 반영하기는 어렵다. 특히 사장후보 공모 마감 후 며칠만에 후보가 결정나기 때문에 투명한 절차나 객관적 검증, 충분한 의견수렴 등에 대한 의문이 남는 게 사실이다. 이는 투명한 절차, 객관적 검증, 충분한 의견 수렴이 생략된 채 잘못된 성급한 결정은 KT의 미래에 있어 큰 과오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내부의 충분한 의견 반영과 투명한 CEO선임을 위해서는 전직원의 관심과 KT그룹 전직원의 대표인 노동조합의 참여가 필요하다.
한편 KT그룹노동조합협의회는 이러한 요건을 충분히 갖춘 후보가 KT사장에 선임되길 바라며 사장후보추천위원회 또한 사장후보 추천에 있어 절차상의 투명성과 함께 내용상 합리적이며 구성원 모두가 수긍이 가는 선임절차를 거쳐주기 바란다.
2005년 6월 9일
KT그룹노동조합협의회
KT노동조합 위원장 지재식•KTF노동조합 위원장 배효주•KT링커스노동조합 위원장 김익찬
KT파워텔노동조합 위원장 박흥식•KT네트웍스노동조합 위원장 김대곤
KT하이텔노동조합 위원장 신세종•KTR노동조합 위원장 김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