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기 주주총회에 대한 KT노동조합의 입장]
- 게시일
- 2007-03-06
[제25기 주주총회에 대한 KT노동조합의 입장]
직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배당정책은 바뀌어야 한다
3월 16일 KT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2006년 KT는 20%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성장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과열경쟁과 유선전화의 감소 속에서도 이뤄낸 큰 성과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 뒤에는 구성원의 피나는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 지난해 임금동결로 인건비는 249억원이 감소했다. 매년 차기년도에 반영하던 실적연동 성과급(1,200억원)을 당해년도로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건비가 감소한 것이다. 2006년 평균 임금인상율이 5%가 넘는 점을 감안한다면 조합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노동조합이 이러한 조합원의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임금동결에 합의한 것은 KT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투자는 기업의 든든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통신산업에서는 시설 투자, 인력 투자가 곧 자산이며 미래의 성장동력이 된다. 노동조합의 임금동결 합의와 사외이사 진출투쟁 유보는 바로 이러한 투자를 확대하라는 요구였다. 그런데 정작 KT는 2000년 3조4천억을 정점으로 설비투자가 축소돼 2006년 2조2천억원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KT의 설비투자 축소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3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집행되지 않았다. 망의 유지보수와 BcN, FTTH, IPTV, 와이브로 등 신규 시설 투자에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축소는 KT의 장기성장을 가로막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사측은 매년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과 주식 소각에 사용하고 있다. 너무나 역설적인 시나리오가 KT에서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고통은 조합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면서 성과는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경영진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조합원은 이해할 수 없다. 특히 전체배당의 70% 이상을 외국인에게 지급되고 있는 현실은 더더욱 그렇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장업체들이 외국인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75억7940만 달러로 경상수지 흑자액 60억9260만달러를 앞질렀다고 한다. 대표적인 내수산업체인 KT가 과연 무엇을 통해 산업의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한 환원을 해야 하는지 숙고해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이 주주배당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조합의 요구는 주주와 고객, 직원의 가치가 공정하게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주에게 기울이는 관심만큼 직원들에게도 공정한 성과를 배분하고 고객에게는 설비투자 확대로 서비스의 질을 높여주자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그동안 요구해온 배분제도가 바로 주주, 고객, 직원의 가치를 공정하게 인정하는 하나의 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은 사측이 고통분담을 원한다면 직원들에 대한 공정한 분배, 그리고 시설에 대한 투자확대가 필요함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어느 일방의 헌신과 고통은 오래갈 수 없음을 사측은 빠른 시일내 깨닫길 바란다.
2007년 3월 5일
KT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