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신청하기

이 블로그 친구 신청을 하시겠습니까?

게시판

[성명서]

게시일
2005-03-03
[성명서]

이번 통화불통 사태는 투자축소·인원부족·잘못된 조직개편 등 KT의 총체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동조합은 2003년 1월 25일 발생했던 인터넷 대란에 이어 제2의 통신대란 사태가 올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러나 회사는 노동조합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회사는 외국인 주주만을 의식한 체 단기수익중심의 경영을 일삼아왔고 설비투자 및 인원은 감축해왔다. 결국 수도권 및 영남일원에서 원시시대를 방불케하는 전화 불통 사태가 발생했다.

그 동안 한국이 IT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튼실한 IT인프라 때문이었다. 그 중심 축에는 KT가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영화가 진행됐고 설비투자는 급격히 축소됐다. 반면 직원수는 같은 기간 4만 6천여명에서 3만 8천여명으로 축소됐다.

이런 와중에 경영진은 성장아이템이 없다는 등의 앓는 소리를 하며 주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 배당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사주 소각과 더불어 50%에 육박하는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을 고스란히 외국인 주주의 손에 넘기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면서 회사는 2003년에는 조직개편을 시도해 KT구성원을 한지붕 세가족으로 갈라놨다. 부서별, 기관별 경쟁만을 강조해 의사소통은 단절되고 말았다. 여기에 관리자들은 연차휴가 사용을 종용하면서 노동강도는 증가했다.

노동조합은 이번 통화불통 사태가 ▲투자축소 ▲인원부족 ▲잘못된 조직개편 등 KT의 총체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한다. 또한 KT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위상을 지키기 위해 빠른 시일내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

먼저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KT가 비록 민영화 되었다 할지라도 국가기간통신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도록 투자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단기 수익중심 경영은 지양돼야 한다.

또한 조직을 원상으로 되돌리고 인원충원이 이뤄져야 한다. 통신산업은 기술을 파는 회사로 영업과 망운용, 고객서비스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만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분리정책은 각 부서 및 기관의 고립을 자초하는 길이다.

한편, 통신상황이 지금에 이른 것은 정부의 책임도 크다. 통신은 대표적인 규제산업 중 하나로 정부의 영향이 강하게 미치고 있다. 정부는 공기업시절 수익성과 무관한 사업을 KT에 떠넘겼고 그러한 사업들을 유지관리하는 책임은 고스란히 KT의 몫이 되었다. 이후에도 정부는 유선사업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기는커녕 무선사업 진출에 제한을 두어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이와 같은 정부의 정책은 기업이 투자축소를 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정부는 더 이상 기업에 모든 책임을 돌리지 말고 유선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제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05년 3월 2일
KT노동조합
댓글 0
댓글 등록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