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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노조시대 개막에 거는 기대

게시일
2006-07-04
지난달 15일 진보학계 대학 교수, 연구자, 활동가 등 273명이 산별노조 전환 총투표를 앞둔 해당 노조 조합원들에게 “힘을 모아 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들은 외환위기 이후의 신자유주의정책과 노조활동을 약화시키는 노사관계 로드맵 추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졸속 추진 등은 사회적 양극화와 비정규직 증가로 이미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의 처지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내놓을 수 있는 유일대안은 산별노조뿐”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노조를 비롯해 기아차·대우차 노조와 로템·두원정공 노조 등 13개 완성차·부품업체의 노조원 8만7천명이 지난달 30일 현재의 개별사업장 노조에서 금속 산별노조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기존의 4만2천명을 포함해 13만명 조합원을 아우르는 거대한 단일 산별노조로 출범하게 됐다. 사실 산별노조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산별노조가 노동자들의 폭넓은 연대와 단결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은 물론 사회 민주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세계 노동운동사에서 입증된 바 있다. 또한 산별노조는 중소·영세기업 노동자와 비정규직을 포함한 미조직 노동자들까지 하나의 조직으로 포괄하고 대변함으로써 개별노조의 문제점을 해소·극복할 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다.


우리는 산별노조가 노동계가 안고 있는 많은 현안들을 풀 수 있는 현실적 대안임을 거듭 확인하면서 산별체제가 긍정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별 노조체제를 전제로 한 현행 관련법과 제도가 대폭 개선돼야 할 것으로 믿는다. 산별노조체제가 정착된 서구 여러 나라들처럼 산별 교섭 결과가 전체 사업장에 적용될 수 있게 강제하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으로 노동계는 산별노조가 전국화된 조직을 무기로 대규모 파업을 일삼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씻을 수 있어야 한다. 당당하면서도 슬기로운 활동을 펼치는 산별노조를 기대한다

출처 : 경향신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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