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꺼지지않는 촛불
[앵커멘트]
오는 13일은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여중생 효순이와 미선이가 숨진 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YTN은 오늘부터 사흘간 여중생 사망사고가 우리사회에 끼친 영향을 집중조명해 봅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로 1년 가량 지속되면서 반미시위에서 반전평화집회로 승화되고 있는 촛불집회를 이종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도심을 환하게 비춘 수 만개의 촛불.
토요일이 되면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을 찾았습니다.
누구의 강요나 선동이 아닌 자발적인 참여였습니다.
두 여중생의 어이없는 죽음을 애도했고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이상한 재판을 탄식했습니다.
불평등한 주한미군지위협정, 소파의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나날이 커져갔고, 반미감정은 나이와 성별, 그리고 계층을 초월해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성탄절에도 흥겨운 캐롤 대신 여중생들을 추모하는 노래가 울려퍼졌습니다.
한국민들의 강한 반미감정에 결국 부시 대통령은 유감의 뜻을 전했습니다.
[인터뷰:허바드, 주한 미대사] "부시 대통령은 오늘 아침 저에게 메시지를 보내 두 소녀의 유가족과 한국정부, 그리고 한국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해달라고"
그러나 반미 일변도의 촛불집회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습니다.
한쪽에선 반미를, 다른쪽에선 반전을 외치는 목소리가 엇갈려나왔고, 보수와 진보의 이념논란마저 불붙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전이 발발하면서 촛불시위는 다시 반전평화 운동으로 발전됐고, 이제는 북핵문제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인터뷰:홍근수, 범대위 상임공동 대표] "반전평화 운동을 계속 펼쳐 나가야 합니다. 한반도 전쟁은 북한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큰 피해를 안겨줄 것입니다"
두 여중생을 추모하며 자발적으로 시작된 촛불집회.
1년이 지난 지금, 촛불시위는 인류평화를 기원하는, 꺼지지 않는 빛이 돼 다시 한번 우리사회를 비추고 있습니다.
YTN 이종구[jongkuna@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