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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KT의 전략적 제휴

게시일
2003-06-21
삼성전자와 KT의 전략적 제휴

삼성전자와 KT가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기로 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국내 최대 통신업체인 KT와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하게 되면 미래의 성장엔진이 될 수 있는 신산업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들 기업이 국내시장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차세대 신사업, 디지털 컨버전스 신규 응용사업, 글로벌 시장 개척 등에 중점을 두고 전략적으로 협력할 때 세계 IT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힘도 증가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IT 혁명이 계속되고 있으나 각국간의 경쟁심화와 과잉투자로 거품이 붕괴되는 등 IT 경기가 상당한 기간동안 침체되어 왔다. IT 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국내 최대 IT 제조업체와 통신업체가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개발하고 공동브랜드 및 공동 마케팅까지 추진하는 전략적인 제휴를 하는 것은 신산업투자에 따르는 기업위험을 줄이면서 성장과 수익의 기회는 확대시키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생각한다. 선진국의 IT 기업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양사는 우선 홈네트워크 유비쿼터스 위성방송 등 디지털 기기와 유·무선 통신서비스를 결합한 미래사업 분야에 걸쳐 사업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고하게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만 힘을 쏟다보니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인력감축 등 기업구조조정에 치우치고 기술혁신 등 신산업 발굴과 투자에는 등한시 했기 때문이다.

이번 삼성전자와 KT의 전략적 제휴가 산업 전반에 파급되어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전세계적으로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면 될수록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업의 투자위험은 줄이면서 시너지효과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자수첩] 대기업제휴 독점 낳지 않길

‘두마리 공룡이 날개를 달면 날 수 있을까.’

지난 18일 유선통신분야 지배적 사업자인 KT와 하드웨어분야 최대 사업자인 삼성전자가 갑자기 포괄적 사업제휴를 체결했다. ‘통신공룡’인 KT가 ‘하드웨어분야 거인’인 삼성전자를 만나 ‘천하무적’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양사의 결합은 외형적으로만 봐도 막강하다. 삼성전자와 KT의 시가총액은 각각 53조원, 13조원이다. 국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약 358조원의 6분의1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내 정보기술(IT)산업의 판도가 일거에 뒤흔들릴 만한 위용이다.

내용면에서도 100년 역사의 통신 인프라를 자랑하는 KT와 반도체·가전·방송장비 등 글로벌 하드웨어기업인 삼성전자의 만남은 뭔가 큰일을 내기에 충분한 ‘찰떡궁합’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독자적으로도 막강한 외형을 갖춘 삼성과 KT가 손을 잡은 구체적 이유는 뭘까. 아직 명확한 그림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사장출신인 진대제 정통부장관이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디지털 홈사업’을 선점하고 다양한 사업협력을 위한 동맹이라는 해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과 KT가 제휴를 선언한 바로 다음날인 19일 정보통신부가 디지털 홈 구축계획을 전격 발표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풀이가 된다. 결국 정통부는 오는 2007년까지 이 분야에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삼성과 KT는 새로 등장하는 황금시장을 잡기 위해 연합군이 된 것이다.

그러나 양사간 동맹의 앞날에 대해 기대만큼이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먼저 양사간 동맹의 컨센서스가 빈약하고 매우 느슨하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모든 사업을 다 할 것처럼 보이면서도 자칫 ‘내용없는 잔치’로 끝날 수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거대 공룡간 결합이 시장독점의 부작용으로 되돌아올 지 모른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정통부가 정책의 근간으로 삼아온 유효경쟁 체제와도 정면 배치되는 대목이어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

삼성 및 KT와 경쟁관계에 있는 SK텔레콤,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업체들의 표정은 벌써 굳어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삼성과 KT가 공정경쟁을 해치는 공룡간 연대로 발전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사업진행을 예의주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삼성과 KT의 연합이 단순히 내수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위한 ‘잘못된 만남’이 아닌, 우리 IT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활력소로 작용하기를 기대해 본다.
/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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