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통 왜 저러나” 참모들도 갸웃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각종 집단 행동에 대해 잇따라 강경 발언을 거듭하자 청와대 참모들도 곤혹스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노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기 보다는 “국정 최고지도자로서 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고뇌하지만 결국 현실을 고려해 결단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현실론’을 내세우면서, “다만 너무 경직된 발언이 지지층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수석급 보좌관은 21일 “노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타협 상대로 생각했던 전교조 등이 강경한 요구를 내걸고 요지부동으로 나오니 국정 책임자인 대통령은 위법 행위는 좌시할 수 없다는 의지를 표명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 보좌관은 “하필이면 노 대통령의 지지기반이라고 볼 수 있는 전교조와 가장 먼저 정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적지 않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전교조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대한 인권침해 지적에도 귀를 기울일 부분은 분명히 있고, 앞으로 대화하고 타협할 여지가 남아 있는데, 노 대통령이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까지 비판하면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나선 데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며 “결국 보좌를 잘못한 우리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비서관은 “개인적 판단이지만, 대통령이 방미 일정까지 조정할 정도로 커다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 광주 5·18 기념식이 학생들의 반대로 엉망이 된 데 대한 개인적 충격도 최근 강경론과 무관하지 않은 듯 하다”고 이해를 구했다. 그는 “어쨌든 노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기반과 대립하는 것은 장기적인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희상 비서실장과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쪽에는 다른 수석실과 달리 ‘강성 기류’가 감지돼, 최근 노 대통령의 강성기류와 이들이 무관하지 않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를 담당하는 쪽에서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의 강경몰이를 크게 의식하는 기류가 좀더 뚜렷하다”고 전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