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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노후 대비 재테크는 '자녀의 경제적 독립'

게시일
2016-08-26

[머니 은퇴백서] 독립할 생각 없는 자녀… 5060세대, 노후 준비할 틈이 없다



미국에서는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을 못 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 곁에 머무는 자녀를 '낀 세대'라는 의미의 '트윅스터(Twixter)'라고 부른다. 캐나다에서는 직업을 구하러 이리저리 다니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온다는 뜻에서 '부메랑 키즈', 영국에서는 부모 퇴직연금을 축낸다는 뜻에서 '키퍼스(KIPPERS, 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 이탈리아에서는 엄마가 해 주는 음식에 집착한다는 의미의 '맘모네(Mammone)'라고 칭한다. 우리나라는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취업을 못 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20~30대 젊은 층을 캥거루족, 취업을 했더라도 경제적인 독립을 못 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30~40대를 신(新)캥거루족이라고 부른다. 어미 캥거루의 주머니에서 보살핌을 받고 살아간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과거에는 부모가 자녀의 교육, 결혼, 주거비용 등을 지원하며 양육하고 자녀는 나이 든 부모를 다시 부양하는 선(善)순환 구조였다. 하지만 경제 사정이 좋지 않고 핵가족화가 되다 보니 지금은 나이 든 자녀를 오히려 나이 든 부모가 역부양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어찌 보면 자녀를 경제적으로 독립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노후 대비 재테크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5060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새로운 부양 문화와 노후 준비 리스크를 살펴보자.








5060 세대, 늙은 '염낭거미' 닮아간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경제적 행복의 장애물로 20대는 '일자리 부족', 30대는 '주택', 40대는 '자녀 양육과 교육', 5060세대는 '노후준비 부족'을 꼽았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노후준비 부족'이 행복의 장애물이 된다는 응답이 높았다. 40대 때 과도하게 자녀교육에 지원했다가 50~60대에 노후준비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5060세대는 새끼를 위해 제 살까지 먹이로 내주는 늙은 '염낭거미'를 닮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독거미의 일종인 염낭거미는 먹을 것이 없으면 새끼를 위해 제 살까지 먹이로 주는 습성이 있다. 지금의 5060세대는 은퇴와 동시에 수입은 끊겼지만, 여전히 부모에게만 의존하는 자녀 세대의 부담까지 떠안는 바람에 노후준비 자산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설문에 따르면 25세 이상 성인 자녀를 부양하고 있는 부모의 경우 지난 1년간 성인 자녀를 위해 월평균 73만7000원을 지출하고 있다. 지출 구간별로는 월 50만원 이하를 쓴다는 응답자가 56.2%로 가장 많았지만, 100만원 이상 쓴다는 답변도 17.3% 나왔다. 위로는 부모 모시고 아래로는 자녀 돌보느라 자신의 노후 준비는 여전히 뒷전일 수밖에 없다.





자녀 대학까지 1인당 부양비 3억원 넘어


보건복지부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2012)에 따르면 자녀 1명당 대학 졸업 때까지 의식주·교육·용돈까지 합하면 평균적으로 약 3억896만원이 들었다. 매월 100만원 정도를 자식부양비로 쓰는 셈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40∼50대의 소비 성향은 소득 증가로 줄어들지만, 우리나라는 과도한 자녀 교육비 지출로 오히려 40~50대의 지출이 높다. 40~50대의 자녀 교육비 부담이 50~60대 이후 노후준비 부족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여기에 결혼비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5년 신혼부부당 결혼비용은 평균 2억7420만원으로 2014년(2억3798만원)에 비해 15% 늘었다. 이 중 주택 마련 비용은 1억9174 만원 정도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비용의 60% 이상을 부모가 부담하는 경우가 33.5%였다. 신혼부부 셋 중 하나는 결혼 비용의 60% 이상을 부모가 부담하는 셈이다. 5060세대가 '자녀 부양'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끝이 아닌 자녀 결혼, 경제적 독립시켜야


보건복지부 조사에 의하면 부모가 언제까지 자녀 양육을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학 졸업할 때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9.6%, 결혼할 때까지 양육 책임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20.4%였다. 취업할 때까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15.7%였다. 그런데 여기가 끝이 아니다. 어린 자녀를 둔 20~30대 부부의 경우 82.6%가 조부모 육아를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손주를 보는 대가로 받는 보수는 평균 월 55만4000원에 그친다. 결국 이마저도 다시 손주들에게 지출되는 경우가 많아 평생 자녀 뒷바라지하느라 대한민국 노년층의 삶이 불투명하게 되는 것이다.


자녀 뒷바라지가 먼저인지 자신의 노후준비가 먼저인지 대한민국에서는 정말 어려운 과제이다. 불경기에 다른 씀씀이는 줄여도 아이들 교육비만큼은 절대 줄이지 못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자식 된 입장에서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를 한 부모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배려와 선물은 아마도 스스로 경제적으로 독립하거나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대한민국 2030세대들이 염낭거미처럼 늙은 어미의 살을 먹고 자라는 세대가 되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김태우·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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