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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長壽마을 식단엔 □가 있다고 전해라~

게시일
2016-01-18

일본 오키나와엔 채소와 함께 먹는 돼지고기…이탈리아 사르데냐엔 올리브유…파키스탄 훈자마을은 ‘小食’


100세 시대지만 누구나 100세 인생을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건강한 장수(長壽)를 위해선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식습관이 핵심이다. 어떻게 고쳐야 할까. 전세계 대표적인 장수마을에서 약간의 힌트와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건강하게 장수를 누리는 곳 중 동양에서는 일본의 오키나와, 서양에서는 이탈리아 남부의 사르데냐 섬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이는 벨기에 게답 루벵 가톨릭대 미셸 플랑 교수가 장수 국가와 장수 지역으로 유명한 13곳을 조사ㆍ비교한 결과다. 이들 지역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들여다 보면 새로운 것도 획기적인 것도 없다. 아주 평범한 식단이 장수비결이다. 가령 육류를 섭취하더라도 태워서 먹지 않는다. 과식을 삼가고 항산화 성분을 꾸준히 보충하며 당지수가 낮은 ‘거친 음식’을 즐겨 먹는다. 또 많이 움직이는 것도 이들 지역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훈자마을의 차파티, 오키나와의 두부, 사르데냐의 전형적인 올리브 오일과 향신료.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일본 오키나와의 장수식단 비밀은 돼지고기?



일본의 유명한 장수촌인 오카나와에서 자주 쓰는 말 중 ‘하라하치부(はらはちぶ)’라는 게 있다. 직역하면 ‘배가 조금 덜 차게’라는 뜻이다. 배가 부르기 전에 젓가락을 놓는다는 의미다. 칼로리를 제한하는 습관을 가진 오키나와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오키나와는 심장병, 암, 뇌졸중 등 3대 질환 발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장수를 선물한 4대 요인으로 균형잡힌 식생활, 꾸준한 운동, 여유있는 마음가짐, 높은 사회적 유대를 꼽는다.



오키나와 사람들의 식단을 보면 단백질은 주로 닭고기와 돼지고기로 섭취한다. 한국의 삽겹살처럼 직화구이로는 먹지 않는다. 돼지고기를 푹 삶아 조리해서 먹는다. 삶는 과정에서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이 대부분 제거기 때문이다. 지방을 충분히 제거한 돼지고기는 소화기나 피부 등 인체조직을 원활하게 하며 당뇨병 같은 질환에도 좋다.



고기를 먹을 때는 늘 녹황색 채소와 해초, 콩을 함께 섭취한다. 이들의 콩류 섭취량은 하루 평균 120g에 달해 일본 평균 30~50g의 3배 많다. 또 노화와 성인병을 막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녹황색 채소를 즐겨 먹는다. 하루 녹황색 채소 섭취량은 100g가량으로, 일본 평균수치인 60~80g을 훨씬 상회한다. 특히 비타민C, 카로틴, 칼륨 등이 풍부한 수세미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오키나와 사람들이 유난히 적게 먹는 게 있다. ‘염분’이다. 100세인의 하루 염분 섭취량은 평균 7g에 그칠 정도다.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5g 가량이다. 이와 함께 적절한 운동과 노동, 여유 있는 삶의 자세도 중요한 장수 비결로 꼽힌다.

오키나와 장수과학센터 스즈키 마코토 전 소장은 “오키나와 장수인의 일상 자체가 노화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적인 삶이며 항산화 음식, 항산화 운동, 항산화 문화 등 3대 항산화 일상이 장수와 건강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오키나와 사람들의 식생활 패턴이 변하면서 일본에서 비만율 1위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다. 햄버거 식당과 켄터키프라이드치킨, 통조림 고기가 범람하면서 비만율이 높아지고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면서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식습관이 우리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탈리아 장수마을 사르데냐의 비밀은 올리브유?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지명인 사르데냐는 섬이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신인 넵투누스가 땅 한 귀퉁이 부분을 떼어 내서 바다에 던지자 사르데냐가 생겨났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이곳이 신흥 장수지역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9년 100세를 넘긴 사람 222명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지난 2001년 세계 최고령자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안토니오 토데를 비롯, 세계 장수인 40명 가운데 5명이 이 섬에 살고 있었다.

이곳의 식단도 특별한 것이 없다. 깨끗한 지하수와 질 좋은 우유, 식사 때 즐겨먹는 적포도주와 함께 채식과 육식을골고루 섭취한다.

이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에는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 지방이 많은 우유, 치즈, 양고기도 즐겨 먹는다. 반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생선과 콩류를 일본인들보다 적게 섭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장병, 고혈압, 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 발생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낮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올리브유에서 그 연유를 찾는다. 올리브유는 지방 그 자체지만 불포화 지방 비율이 높아 혈관 건강에 유익하다. 또 그들의 식단에는 늘 정제하지 않은 통곡류인 보리가루로 만든 보리빵이 우리 밥처럼 식탁에 오르고, 신선한 과일을 매일 섭취한다. 이는 최근에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로컬푸드 열풍과 맥을 같이 한다.

 

파키스탄 훈자의 장수인들 비결은 거친 음식?

히말라야 산맥 해발 2500m에 있는 훈자마을.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무대다. 90세 이상의 건강한 노령인구가 많은 장수마을이다. 세계 3대 장수마을인 이곳의 비밀은 바로 ‘거친음식’과 ‘소식’이다.

이 지역 사람들의 식단을 보면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납작한 빵인 차파티와 단맛 음료인 차이, 소량의 훈자빵과 살구, 오디, 소량의 닭고기와 전통음식이 전부다. 여기에 정제와 가공되지 않은 거친 곡물과 감자, 시금치, 양배추를 즐겨 먹는다. 즉 땅에서 난 자연식 위주의 식습관이다.

이런 식습관은 지형과 관련이 있다. 히말라야 산맥에 둘러 싸여 외부와 교류가 힘든 지역이기에 식재료를 자급자족한다. 먹을 것이 귀한 만큼 소식에 익숙하다. 또 음식의 상당 부분은 조리하지 않고 날로 먹는다. 여름철에도 음식의 80% 이상을 날로 먹는다고 한다. 즉 거친 음식을 소식하는 것이다. 거친 음식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만병의 근원인 비만과 변비를 예방하고 혈��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또 훈자마을 장수음식으로 전문가들은 살구를 꼽는다. 모든 게 부족한 훈자 마을에 유일하게 풍족한 것이 살구나무다. 해마다 나무에 열매를 맺는 살구는 훈자 사람들의 대표적인 간식거리다.

강원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원종 교수는 ‘100세 건강 우연이 아니다’라는 책에서 “살구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한데, 비타민A의 일종으로 항산화제 역할을 해 항암효과가 있다”며 “훈자 마을 사람들은 1년 내내 살구를 입에 달고 산다. 이러한 식습관이 훈자마을에서 암을 몰아냈다”고 썼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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