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 수경스님 결국 쓰러졌다
- 게시일
- 2003-05-22
삼보일배 수경스님 결국 쓰러졌다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 고행 55일째
서울 눈앞에 두고…몸 가누지못해 병원서 정밀진단
무수한 생명의 안식처인 새만금 갯벌을 살려달라며 세 발 걷고, 한 번 절하는 삼보일배 고행을 55일째 해오던 불교환경연대 수경 스님이 서울을 눈 앞에 두고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다.
수경 스님은 21일 오후 2시25분 경기도 과천 관문체육공원 근처에서 쓰러져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은 뒤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겨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새만금 갯벌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기도수행단’의 마용운(환경운동연합) 간사는 “수행단이 관문체육공원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 서울쪽으로 행진을 시작한 지 20여 분만에 300~400미터마다 쉬도록 하는 길잡이가 휴식을 알리지 않았는데도 수경 스님이 바닥에 주저앉았다가 곧 쓰러졌다”고 전했다.
수경 스님은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았으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3월 28일 전북 부안 새만금 갯벌을 출발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문규현 신부와 새만금생명살리는원불교사람들 대표 김경일(50) 교무, 전북기독생명연대 사무처장 이희운(42) 목사와 함께 삼보일배 수행을 해온 수경 스님은 관절염으로 무릎에 찬 물을 빼내고, 매일 밤 침을 맞고 부황을 뜨며 고행을 강행했다.
그러나 수도권에 진입하면서 무더위와 매연으로 인해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지난 20일 저녁부터 음식을 입에 대지 못해 영양제 주사를 맞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행단은 이날 과천과 서울 경계인 남태령고개에 도착해 천막을 치고 하루를 쉰 뒤 서울로 진입할 예정이었으나 수경 스님의 탈진으로 문 신부 등은 과천 관문체육공원으로 돌아갔고, 이곳에서 22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다음 행진을 결정하기로 했다.
수경 스님이 쓰러지자 삼보일배에 동참한 승려와 교무 85명을 비롯한 200여 명의 수행단은 눈물바다가 되고, 삼보일배(3bo1bae.kfem.or.kr) 홈페이지에는 스님의 쾌유를 비는 글이 잇따랐다. 조연현 기자 황준범 기자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