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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재테크의 적, 언론은 공범"

게시일
2012-07-19
 "은행은 재테크의 적, 언론은 공범"
 
지난해 최고의 금융상품으로 꼽혔던 주택청약종합저축. 5일 만에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어섰고 5개월 만에 800만명이 됐다. 금융역사를 통틀어도 이렇게 인기있는 금융상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주택청약저축과 청약부금, 청약예금을 통합한 상품이라 만능청약통장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주택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고 연령 제한도 없다. 불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 혜택도 있고 금리도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는 만능청약통장이 결코 만능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일단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고 최근 출구전략 논의 등으로 금리가 계속 오르는 추세라는 걸 감안하면 주택청약을 한 뒤 차액 인출이 안 되는데다 무엇보다도 이 통장이 너무 남발된 탓에 청약 1순위의 희소가치가 떨어져 무능 통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1순위라면 그 1순위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심 대표는 "이 통장은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던 은행과 경쟁률을 높여 꺼져가는 분양시장의 불씨를 살려보려는 건설회사와 정부의 합작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심 대표는 최근 출간된 '통장의 고백'이라는 책에서 "은행을 믿지 말라"라고 조언한다. 은행이 당신에게 추천하는 상품은 은행에게 가장 많은 이익을 남기는 상품이다. 은행은 당신의 지갑을 터는 영리기업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주택금융공사가 내놓은 주택연금의 경우도 함정이 있다. 집을 담보로 잡히고 달마다 일정 금액을 받는 상품인데 이자가 CD금리에 1.1% 가산금리가 붙는 방식으로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역시 금리가 바닥을 치고 오르는 추세라는 걸 감안할 필요가 있다. 반면 집값은 고점에 와 있다. 심 대표는 차라리 "집을 팔고 전세로 옮긴 뒤 남는 목돈을 은행에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장기 금융상품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감정가 3억원의 아파트로 달마다 106만원을 받기로 했는데 10년 뒤 물가가 두 배로 오른다면 당신은 생활비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구매력 기준 실질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금은 1억원이면 꽤나 큰 돈처럼 보이지만 30년 뒤에도 이 정도 가치가 있을까. 심 대표는 "금융상품의 홍보문구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가장 대표적인 게 홈쇼핑 채널에서 날마다 틀어대는 보험 판매다. 탤런트 이순재씨가 나와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고 광고하는 보험 역시 마찬가지다. 심 대표는 "이순재씨를 만나면 당신이 광고하고 있는 그 보험이 얼마나 형편없는 상품인지 알고 있느냐면서 당장 그 광고를 그만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홈쇼핑 채널에서 보험회사 광고를 허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순재씨 뿐만 아니라 손범수, 정은아 등 방송 앵커 출신의 탤런트들까지 보험 광고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이들이 판매하는 보험 상품은 보장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라 정작 질병이 발생했을 때 거의 혜택을 받을 수 없거나 터무니없이 과장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이야기다. 심 대표 역시 홈쇼핑 채널에 불려나가 원치 않은 답변을 했던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심 대표는 "이런 막장 광고는 역설적으로 이런 보험상품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순진한 가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성 보험의 경우 수익률을 홍보할 때 최대 20%에 이르는 사업비가 빠져 있다는 사실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경우 투자원금은 납부한 보험료의 80% 미만이 되는데 보험회사들은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만 이야기한다.
"이런 저축성 보험은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데 이건 아예 20미터쯤 뒤에서 출발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보험회사가 아무리 자산운용을 잘한다고 한들 이런 게임에 승산이 있을까요? 보험과 투자를 따로 생각하세요. 보험은 보험회사에, 투자는 예금이나 적금, 펀드 투자로 하라는 거죠. 1억원 보장을 받는 정기보험은 월 2, 3만원이면 되는데 그 이상을 보험회사에 갖다 바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 보험 가입이 안 된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다들 종신보험을 드는  거 아닌가. 심 대표는 "그게 대표적인 보험회사의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질병이나 사망 보장을 받기 위해 수십만원씩을 낼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심 대표는 "꼭 필요하다면 월 3만원 미만의 정기보험을 가입하고 노후를 대비한 자금은 따로 굴리는 게 낫다"면서 "보험보다는 연금저축이 노후 대비로 훨씬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한때는 보험 설계사가 월 100만원짜리 보험을 유치해 오면 그 자리에서 700만원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요즘은 좀 줄어들었지만 300만원 정도 된다. 팔기 어려운 걸 팔라고 내몰고 일단 팔기만 하면 엄청난 수당을 챙겨주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거기에 광고와 언론을 동원한 공포 마케팅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 대표는 "금융감독원 등이 방관하고 언론이 방조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실이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펀드 투자 역시 은행 창구직원 말만 듣고 사면 낭패를 보기 쉽다. 수수료가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도 많아서 정작 수수료 빼고 나면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다. 배당주 펀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때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더라도 설정금액이 5천억원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불어나면 수익률이 둔화되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지난 3년의 성과를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는 게 좋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 펀드가 언론의 과장 광고에 의해 기대 수익률이 부풀려진 대표적인 사례다. 뚜렷한 투자 철학 없이 펀드매니저의 직관에 의존하는 인사이트 펀드는 말 그대로 묻지마 펀드였지만 박현주 회장의 지명도와 아낌 없는 광고 공세 덕분에 엄청난 관심을 불러모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국 주식시장에 올인을 했고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절망을 안겨줬다.
 
심 대표는 ETF(상장지수펀드)를 가장 매력적인 펀드로 꼽았다. 일단 수수료가 매우 낮은데다 종합주가지수와 연동되는 상품도 있고 업종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날고 기는 펀드매니저라도 주가가 오를 때는 종합주가지수 이상의 수익률을 내기 어려운데 2~3%의 수수료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펀드매니저 좋은 일만 시키는 그런 펀드 투자는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심 대표는 은행도 보험회사도 펀드회사도 믿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금융회사들은 당신의 자산을 불려주는데 관심이 없다. 어떻게 해야 당신에게 더 많은 돈을 뜯어낼 수 있을까가 관심이라는 이야기다. 심 대표는 "이에 맞서서 자산을 불리려면 철저하게 더 많이 공부하고 필요에 따라 옮겨 다니는 것 밖에 없다"면서 "언론 보도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로 보험을 5% 정도로 하되, 예금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젊은 사람은 반반씩, 나이가 들수록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여 나가 50대 이후에는 5 대 1의 비율까지 줄일 것을 제안했다. 심 대표가 추천하는 최적의 예금 상품은 금리가 높은 정기 예금을 6개월 단위로 재투자하면서 복리 효과를 얻는 방식이다. 월 100만원의 투자자산이 있다면 50만원은 복리식 예금 투자, 나머지 50만원은 적립식 펀드에 불입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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