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부모들에게 자녀는 삶의 기쁨이자 경제적 부담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적으로 궁핍해도 아이 교육만큼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 한국의 엄마ㆍ아빠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가 있어 기쁘다고 생각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출산과 양육에 심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최대 30조원에 육박하는 사교육비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 사교육비 총액은 총 18조2000억원이었다. 비공식적으로는 최대 30조원에 이른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학부모가 사교육비로 인해 노후 대비 등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이런 것들을 모두 저당잡힌 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 김미숙 연구위원은 “한국은 특이하게 자녀에 대해 굉장히 부모들이 투자를 많이 한다”며 “사교육비 현황으로 봐도 알 수 있듯 자녀를 잘 키우는 데 대해 상당히 높은 가치를 두는 그런 문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한국인은 자녀가 기쁨이기는 하지만 자녀 양육이 경제적으로 부담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출산율을 높이려면 자녀양육에 뒤따르는 부모의 경제적 부담과 활동 제한을 완화해주는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도 “과도한 경쟁 교육이 영유아, 초ㆍ중ㆍ고교, 가리지 않고 퍼져 있다”며 “ 이 같은 경쟁적인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무한 경쟁의 틀을 해소하기가 어렵고 특히 사교육이 한발 더 앞서나가는 그런 도움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거기에 의존하면 부모의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보사연은 보건복지이슈앤포커스를 통해 발표한 ‘자녀 가치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전 세계 8개국 국민과 한국인이 생각하는 ‘자녀 가치(Value of Children)’를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결과는 2012년 미국, 스웨덴, 중국, 영국, 일본, 독일, 대만, 프랑스, 한국의 국민 1만8063명이 참가한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SSP)’ 조사 결과를 분석해 각국 국민이 자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봤다고 보사연은 설명했다.
▷자녀는 부모의 기쁨이다 ▷자녀로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한다 ▷성인 자녀는 노부모에 도움이 된다 등 3가지 긍정적인 항목과 ▷자녀는 부모의 자유를 제한한다 ▷자녀는 재정적 부담을 준다 ▷자녀는 부모의 경제활동 기회 제한한다 등 3가지 부정적인 항목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5점 척도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한국인은 부정적 항목인 ‘자녀는 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이다’ 항목에서는 3.26점으로 프랑스(3.84점), 대만(3.38점)에 이어 세 번째로 점수가 높았다. ‘자녀는 부모의 경제활동 기회를 제한한다’ 항목에서도 3.25점으로 독일(3.29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자녀가 부모의 자유를 제한한다’ 항목에서도 가장 높은 2.84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