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 하지만 정작 공부하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가건모)이 전국의 부모와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자녀 1천143명(부모 605명, 자녀 539명)을 대상으로 2~4월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녀는 어머니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로 "사랑해"(25.7%)를 꼽았다. 그 뒤를 이어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18.9%), "용돈 올려줄게"(15%), "같이 놀자"(14%), "좀 쉬어라"(13.3%), "뭐 사줄까"(11.9%)가 지목됐다.
아버지에게서 듣고 싶은 말도 비슷해 "사랑해"(22.2%),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19%), "같이 놀자"(17.8%), "용돈 올려줄게"(15.1%), "뭐 사줄까"(14.9%), "좀 쉬어라"(10%) 순서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정작 부모가 자녀에게 최근 가장 자주 한 말은 "공부 열심히 해라"(26.9%)였다. "TV·게임·스마트폰·컴퓨터 그만해라"(26.4%), "친구들과 잘 지내라"(22.1%)도 자주 하는 말이다. "돈 아껴 써라"(7.2%), "그만 놀아라"(3.2%), "학원 가라"(2.5%)가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자녀와 부모간 대화는 간극이 컸지만 자녀가 원하는 부모상과 부모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부모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녀들은 희망 부모상으로 '남과 비교하지 않는 부모'(20%)를 1순위로 지목했다.
'칭찬 잘해주는 부모'(19.7%), '내 말 잘 들어주는 부모'(18%), '약속을 잘 지키는 부모(13%), '잘 놀아주는 부모'(11.1%)도 희망사항에 포함됐다. 10.6%는 '돈 많은 부모'를 꼽았다.
부모 스스로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부모상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녀의 상황을 잘 받아주는 부모'(24.5%)였다.
'부모임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이는 부모'(23.8%), '바빠도 자녀에게 시간을 많이 내어주는 부모'(18.5%), '독립을 존중하고 약속을 잘 지키는 부모'(15.6%)도 이상적인 부모상이었다.
자녀들은 그러나 자신의 부모에게 전반적으로 후한 점수를 주며 부모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10점 만점에 8.03점, 아버지에게는 7.86점을 각각 매겼다.
가건모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를 보면 아이들은 부모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고 독립된 존재로 존중해주기를 바란다. 또 서로의 얘기를 들어주고 칭찬해주는 등 정서적 소통이 가능하기를 희망한다"고 16일 해석했다.
가건모는 2009년부터 '좋은 부모 되기' 운동을 전개하고 매년 5월 '좋은 부모상'을 시상한다. 올해 시상식은 22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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