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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한옥, 밤엔 시장… 걷고 보고 맛보는 '전주 여행 1번지'

게시일
2015-04-30

24시간도 짧다, 한옥마을·남부시장 나들이

 

수제만두를 골라먹는 다우랑 만두./최미선 여행작가·식신 핫플레이스

 

 

영화제가 막을 연 전주는 영화뿐 아니라 둘러봐야 할 곳도, 먹어야 할 음식도, 즐길 거리까지도 넘쳐나는 곳이다. '그럼 어디에 집중해야 하나?' 행복한 고민도 할 필요가 없다. 이 모든 게 한곳에 모인, 그야말로 '친절한 종합세트'를 갖춘 곳이 바로 전주한옥마을이다.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당시 전주 성곽을 헐고 밀려드는 일본인들에 맞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짓고 모여 살면서 형성된 한옥마을은 오목대, 경기전, 전주향교, 전동성당도 한 아름에 품고 있다. 전주의 뼈대를 이루는 이 네 곳만큼은 들러줘야 '전주에 다녀왔다' 할 수 있으니 한옥마을은 곧 '전주 여행 1번지'인 셈이다.

 

볼거리도 짭짤하지만 한옥마을이 인기를 끄는 건 '먹방 천국'으로 떠올라 맛있는 여행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수제 만두를 골라 먹는 '다우랑'은 문을 열기 전부터 늘어선 줄 끝을 가늠하기 어렵고 버터에 살짝 구운 문어에 특제 소스를 묻힌 '문꼬집' 줄도 만만치 않다. 치즈를 불판에 노릇노릇 구워 요플레를 뿌려주는 임실치즈구이는 짭조름하면서 새콤달콤한 맛이 은근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곳의 명물은 전국 5대 빵집 중 하나인 '풍년제과'의 수제 초코파이다. 견과류와 딸기잼이 든 고소하고 달콤한 초코파이는 선물로도 안성맞춤이다.

 

 

1 구운 문어와 소스 맛이 일품인 문꼬집./

2‘전라도음식이야기’의 상차림. 4인 10만원./

3 전주의 명물 PNB 풍년제과의 초코파이. /

4 ‘조점례남부피순대집’의 국밥. / 최미선 여행작가·식신 핫플레이스

 

 

한옥마을에 맞짱 뜨며 요즘 전주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 '남부시장 청년몰'이다. 전동성당 앞 풍남문 뒤편에 자리한 남부시장은 조선시대 3대 시장 중 하나로 명성을 떨치던 곳이다. 하지만 대형마트에 밀려 죽어가던 이곳이 다시 살아난 건 일부 상인들이 떠나간 옥상 빈자리에 20·30대 청춘을 품었기 때문이다.

 

 

'적당히 벌고 아주 잘살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들어온 청년들이 펼쳐놓은 30여개의 가게는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청년몰 1호점인 고양이 테마 카페 '카페나비'를 필두로 취향을 말하면 알아서 말아주는 칵테일 바 '차가운 새벽', 빈티지 패션점이면서 엉뚱한 이름을 단 '송옥여관', 달달함으로 사랑을 전하는 초콜릿 가게 '오메달다', 낮술 환영한다는 선술집 '청춘식당', 남기시면 벌금이 더블이라는 뷔페식 보리밥집 '순자씨 밥줘', 가게 안이 좁거나 주인장 보기 싫으면 야외 테이블을 이용하라는 멕시코 요리점 '까사델타코', 볼거리·먹을거리에 놀거리로 끼어든 보드게임방 '같이놀다가게' 등 보기만 해도 웃음이 빵빵 터지는 자글자글한 문구들이 눈길과 발길을 빨아들이는 청년몰 인기 덕분에 재래시장도 덩달아 활기를 되찾았다. 톡톡 튀는 위층 청년들과 후덕한 아래층 중년들의 절묘한 동거가 그야말로 시원한 홈런 한 방을 날리며 히트를 치다 보니 선거 때면 정치인들의 방문 필수 코스가 됐다.

 

 

한옥마을에선 한복뿐만 아니라 옛날 교복 대여도 인기다./최미선 여행작가

 

 

한옥마을이 낮의 먹방 천국이라면 남부시장은 밤의 먹방 천국이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열리는 야시장은 해가 지면 썰렁해지는 한옥마을 여행자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며 북새통을 이룬다. 불야성을 이루는 야시장에선 터키 케밥, 러시아 빵, 필리핀 고기만두, 일본 스시, 중국 볶음국수 등 다문화 가정 주민이 즉석에서 요리해주는 이색 음식은 물론 우리의 야식 메뉴들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시장의 터줏대감 '조점례 남문 피순대'에선 선지를 넣어 구수하고 쫀득한 순대를 얼큰한 국물에 끓여내는 순대국밥으로 속풀이 하기에 그만이다. 야시장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장르의 게릴라 공연으로 유쾌한 밤 문화를 이끌어준다는 점이다.

 

또한 한옥마을 여행자들이 아름아름 입소문을 타고 한 번씩 거쳐 가는 곳이 자만벽화마을이다. 오목대 뒤편에서 연결된 육교를 건너면 바로 벽화마을이다. 언덕 자락을 따라 끊긴 듯 이어지고 끊긴 듯 이어지는 좁은 골목 담장에 담긴 재치 만점 벽화들은 영화를 보는 것만큼 재미있다. '숨은 그림 찾기'하듯 둘러보는 골목 갤러리 안에서 일명 돈 내고 쉬는 곳이라는 '꼬지따뽕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커피 '아따메 쓴' 아메리카노, '허벌나게 달달한' 핫초코, '오메 부드러운' 카프치노 한 잔 마시거나 '두이모 카페'의 독특한 비빔밥와플 맛을 보는 것도 이 골목의 재미다.

 

 

전주 한옥마을 가는 길

 

1. 승용차: 순천완주고속도로-동전주 IC에서 빠져나와 좌회전-4.5km 직진 후 진북광장사거리에서 좌회전-팔달로 따라 2km가량 가면 전동성당

 

2. 숙박: 한옥마을 안에 아늑한 온돌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기 좋은 한옥 게스트하우스들이 여러 곳 있다. 여행가(063-231-3040) 소리풍경(010-9675-5879 간단한 조식 제공) 숙박료는 주중 5만원 주말 8만원선(2인 기준·영화제 기간에는 주말 요금 적용)

 

3. 전주 한옥마을에선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한복 데이'가 열린다. 한복을 입은 젊은이들이 펼치는 플래시 몹과 거리 공연에 클럽 댄스 파티도 열려 아침부터 밤까지 신명나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다.

 

4. 전주의 전통 술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사회적 기업 수을(www.urisul.kr)에선 탁주 거르기, 가양주 빚기 등 다양한 체험을 연중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통주 문헌에서 찾아낸 양조 응용법을 배우는 연구반도 있다.

[전주=최미선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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