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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식 기자의 설레는 은퇴, 두려운 은퇴]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영업 40대 이혼남’

게시일
2015-01-14
우리나라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불행한 사람은 누구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흥미로운 자료를 발표했다. 이 연구원이 ‘경제적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연령별로는 40대 남성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고 대졸 학력자가 고졸 학력자보다 더 경제적으로 불안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지수가 낮았던 50대(44.9), 60대 이상(44.9)의 행복지수는 크게 오른 반면 40대의 행복지수(40.9)가 가장 낮게 나온 것이다. 20대의 행복지수가 48.9로 가장 높았고 30대는 45.4였다.

고졸자의 행복지수는 45.0, 대졸자의 행복지수는 43.8이었다.

결혼 여부별로는 미혼(44.9)이 기혼(44.6)보다 다소 높았고 이혼은 30.3으로 최악이었다. 역시 이혼을 하면 행복감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직업별 경제적 행복지수는 안정적이고 수입도 비교적 높은 전문직이 56.4로 가장 높았다. 안정적인 직장의 대명사인 공무원도 53.2로 상당히 높았다.

이어 주부가 45.0, 직장인이 44.7이었으며 경쟁이 치열한 자영업은 38.8로 오히려 무직(41.7)보다 경제적 행복지수가 낮았다.

‘경제적 행복지수’는 개인이 소득 자산 평등도 등 경제적 요인에 대해 느끼는 만족과 기쁨을 조사해 수치화한 것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20대 이상 성인 81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 연구원은 대졸자의 행복지수가 고졸자보다 낮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대학원 졸업자의 행복지수는 49.5로 가장 높아 학력이 높을수록 행복감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는 대졸자와 고졸자간의 처우 차이가 다소나마 줄어든데다 무엇보다도 대졸자의 취업난이 심각해진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졸자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비정규직이나 계약직 등으로 취업할 경우 고졸자보다 오히려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0~60대의 행복지수가 오른 것은 지난해 7월부터 기초연금이 확대 지급돼 고연령층의 행복감을 다소나마 증가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전히 50대와 60대 이상은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노후 준비 부족’을 꼽았다.

학업을 마친 20대는 ‘일자리 부족’, 결혼 세대인 30대는 ‘주택문제’, 자녀교육이 큰 부담인 40대는 ‘자녀 교육’을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답했다.

이번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불행한 계층은 ‘자영업에 종사하는 40대 대졸 이혼남’인 셈이다.

얼마전 서울 서초동에서 10억원대의 아파트까지 소유한 40대 실직 가장이 부인과 자녀에게 몹쓸짓을 한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가졌던 그가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가? 비록 아파트를 담보로 빚을 얻어 주식투자에 실패했지만 누가봐도 빈털터리는 아니었는데 왜 재기의 꿈을 꾸지 못했을까?

아직 모든 것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불행한 선택을 한 40대 가장은 과거 고액연봉과 좋은 집, 비싼 교육이라는 ‘과거 틀’에 너무 갇혀서 재기의 희망을 찾지 못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사진: 이제 저성장과 초저금리시대가 됐다. 과거에 익숙했던 것들과 결별하고 새로운 트랜드에 맞는 재테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은 지지리도 고생했지만 고도성장기에 힘입어 자산을 늘려가는데는 성공한 아버지를 그린 영화 ‘국제시장’>
이제 경제 및 인구구조, 가족관계 등 우리는 둘러싼 여러 가지 핵심적인 환경이 바뀌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성장에서 저성장으로, 대량 소비 중심에서 실속 소비로,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3~4인 가구에서 1~2인 가구 시대로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 익숙했던 것과 이별을 해야 한다. 새롭게 바뀐 트랜드는 은퇴자들이나 예비 은퇴자들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은퇴와 투자’ 최근호에서 새 트랜드 등장에 맞춰 새로운 은퇴준비 전략 10가지를 제시했다. 이를 요약해 소개한다.


1.저성장과 초저금리->연금의 가치가 높아진다.

장기간 저성장과 저금리가 지속되면 노후준비도 금융회사에 일시금을 맡겨 이자 수익에 의존하는 방법보다는 연금상품에 가입해 꾸준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것이 유리해진다. 경기부진 등으로 가계저축률이 3~5%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그나마 연금자산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가계 금융자산에서 연금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에는 35.5%로 상승했다.

편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축으로 하는 3층 연금관리가 중요하다. 문제는 금리가 갈수록 낮아지는데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 자산 대부분이 원리금 보장상품에 투자됐다는 점이다.

노후자산인 만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전략을 쓸 수는 없지만 적절한 투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자신만의 투자방식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2.비혼 싱글의 증가->결혼은 선택이지만 노후준비는 필수다.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미혼 남성의 경우 1998년에는 73.2%가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2014년에는 51.8%로 줄어들었다. 미혼여성은 51.4%에서 38.7%로 급감했다.

이를 증명하듯 30~34세 남자의 미혼율은 1990년 16.6%에서 2010년에는 58.9%로 늘어났으며 여자는 8.1%에서 41.7%로 급증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면 치료비와 간병비 부담뿐 아니라 소득이 단절된다. 배우자나 자식이라는 최후의 보루가 없기 때문에 비혼자는 기혼자에 비해 더 꼼꼼한 은퇴 플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3.경력단절 여성의 증가->경력은 단절돼도 연금 단절은 없다.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도 육아를 마친 후 다시 일터를 찾는 경우가 많은 만큼 연금 단절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 3층 연금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경우 2015년부터 전업주부도 과거 국민연금을 납부한 이력이 있을 경우 전업주부 기간에 납부하지 않은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 국민연금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

퇴직연금 관리도 중요하다. 회사를 그만둘 때 받는 퇴직금을 IRP(개인형 퇴직연금계좌)에 모아두면 나중에 훌륭한 노후 소득원이 된다. 또한 당장 높은 세율로 퇴직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기존 퇴직소득세의 70%만 세금으로 내면 된다.

연금저축도 중도해지하면 기타소득세(13.2%)를 내야 하기 때문에 소득이 없어 저축이 어려울 경우 일시적으로 납입중단이 가능한 상품으로 계약이체를 할 수 있다.

4.고용역전의 시대->정년후에도 다시 일하러 간다.

2013년에 60대 초반 취업률이 57.2%로 20대 취업률 56.8%보다 높았다. 통계청이 경제활동인구를 조사한 1963년 이래 처음이었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될수록 이러한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15~64세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처음으로 낮아지기 시작한다.

노후준비가 부실하고 저금리 시대에는 오래 일하는 것만큼 확실한 노후 준비가 없다. 자산의 능력이나 브랜드를 키워 지속적인 소득 창출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퇴직전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5.자녀의 부모 부양은 옛말->스스로 노후를 준비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가 갈수록 줄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모와 자녀가 동거하는 가구는 31.4%로 두 집 건너 한집꼴 밖에 안됐다. 부모를 부양하는 가구중 장남이나 맏며느리는 14.6%에 불과했다.

부모와 따로 살면서도 자주 찾아뵙는 것도 아니다. ‘한달에 한두번 만난다’는 답변이 41.8%로 가장 많았다. ‘1년에 몇 번’이라는 가구도 34.2%나 됐다.

노후 생활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처음으로 ‘부모 스스로 해결한다’는 가구가 50.2%로 ‘자녀의 도움을 받는다’는 가구(49.5%)를 넘어섰다. 이처럼 부모 자식간의 유대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만큼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 준비할 수 밖에 없는 시대임이 분명하다.

6.월세 시대 도래->주거비는 늘어나고 저축여력은 줄어든다.

과거에는 전세보증금 올려주는 것이 강제 저축이었다. 최근 월세가 크게 늘어나면서 노후 생활비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2011년 33%에서 지난해 41%로 늘었다.

내집이 없는 경우 월세 부담 때문에 자연스레 노후대비를 위한 저축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평안한 노후도 요원해진다.

매월 내야 하는 월세 부담이 그대로 소비로 이어지지 않도록 강제적인 저축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7.늘어나는 의료비 부담->은퇴자금을 보호하는 보장자산 역할이 커진다.

은퇴 후 생활비와 의료비는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준비방법이 달라야 한다. 의료비는 자금이 필요한 시기와 규모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보장성 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표한 65세 이상 고령자의 연간 의료비 지출액은 평균 90만 8670원으로 매년 6%씩 늘어나 물가상승률을 초과하고 있다. 또 질병이나 사고는 은퇴자에게 치명적인 손실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장성 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8.국내 자산 수익률 하락->연금자산 서식지 글로벌로 바뀐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좀더 나은 투자 대안을 찾아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연금자산의 글로벌 투자비중도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실제로 2013년말 2751억원에 불과했던 연금저축펀드의 글로벌 투자자산은 지난해 9월말에는 3466억원으로 증가했다. 퇴직연금의 글로벌 투자 자산도 이 기간동안 4259억원에서 6320억원으로 늘었다.

미국등 주요 국가의 연금자산 글로벌 투자비중은 3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세금이다. 글로벌펀드에 대한 매매차익와 외환차익에 대한 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연금펀드는 일반 해외펀드와 달리 세금은 연금을 수령할때까지 과세가 미뤄지고 세율도 3.3~3.5%로 낮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9.퇴직연금 세제 혜택 확대->개인형 퇴직연금(IRP)시대가 열린다.

올해부터 IRP제도가 확 달라진다. 노후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혜택을 부여했다.

IRP는 직장인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스스로 저축하거나 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을 적립한 다음 나중에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찾아 쓰기 위해 가입하는 퇴직연금 제도 중 하나다.

퇴직연금에 대한 별도의 세액공제가 300만원으로 늘어나고,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일시금으로 받을때보다 세금이 30%나 줄어든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직장을 떠날 때 퇴직금은 자동으로 IRP계좌로 이체된다. 올해부터 혜택이 커진만큼 퇴직금이 IRP에 머무는 기간도 늘어나고 적립금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정년 연장과 임금 피크제->임금이 줄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 유리하다.

2016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정년이 60세로 의무화됨에 따라 올해는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퇴직연금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형)과 확정기여형(DC형)으로 나뉜다. 확정급여형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는 퇴직 급여의 수준이 퇴직할때의 연봉에 따라 결정된다. 적립된 돈은 회사가 운용책임을 진다.

확정기여형은 회사가 부담해야 할 부담금을 사전에 정해 근로자의 개인별 계정에 적립시켜 주는 제도다. 적립된 돈을 운용하는 것은 근로자의 책임이다.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면 도입직전에 확정기여형으로 바꾸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이다. 다만 어떻게 적립된 자금을 운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자신의 투자성향과 목표 수익률에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윤형식 매경닷컴 대표 hsyoon@mk.co.kr
댓글 1
  • 최신철
    항상 새롭게 다짐을 하고 미래를 준비하게 하는 글들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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