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최초 이동통신 도입
2009년, 스마트폰 최초 도입
2014년, 스마트폰 보급률 84%
식당 예약부터 은행 업무까지 모든 것이 손 안에서 이뤄지는 세상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단 1초의 오차도 없이 스마트폰 알람이 바쁘게 울린다. 출근 준비를 마친 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버스와 지하철 도착 시간을 확인한다. 지하철 의자에 앉아 날씨, 뉴스,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도 스마트폰을 통해서다. 업무 중 커뮤니케이션도 전화나 문자보다 카카오톡을 주로 이용한다.
퇴근길에도 스마트폰 게임을 하거나 모바일TV로 미처 보지 못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챙겨본다. 저녁 약속이 있으면 맛집과 메뉴를 고르고 할인쿠폰을 다운받아 예약을 하는 것도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하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내 손에 있는 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끝나는 '호모 스마트쿠스'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2009년 국내에 스마트폰(아이폰3GS)이 처음 도입된 지 5년 만에 완전히 뒤바뀐 일상의 모습이다. 2009년 2%대에 머물던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올해 84.1%까지 치솟았다. 국민 5명 중 4명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셈이다.
올해는 다음카카오가 간편 결제·송금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핀테크(Fin-Tech)' 시대가 열렸다. 핀테크는 금융과 정보기술(IT)의 합성어로 모바일 결제 및 송금, 개인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제 스마트폰은 우체통이자 은행이고, 게임기이자 TV이며, PC이고 내비게이션이자 카메라다.
스마트폰 보급 증가와 일상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는 세상은 통신속도 발전에서 기인한 부분이 크다. 특히 2011년 4세대 이동통신인 LTE가 상용화되면서 기존 3G보다 5배 빠른 통신이 가능해졌다. 올 하반기 국내 LTE 보급률은 70% 수준으로 성장했고 LTE보다 2배 빠른 광대역 LTE, 3배 빠른 광대역 LTE-A까지 등장한 상태다. 최근엔 이통사들이 LTE보다 48배 빠른 5G 기술 시연에 성공, 끝나지 않은 속도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정보통신 기술의 급성장으로 최근엔 모든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과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IoT 기기의 숫자가 올해 37억5000만대에서 내년엔 48억8060만대로 3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이 지구상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했다면 IoT는 지구상의 모든 사물을 하나로 연결할 태세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존 PC나 스마트폰 단말에 음악, 사진, 영상 등을 저장하는 것에서 벗어나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 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의 시장규모는 약 1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한국에 이동통신 서비스가 도입된 지 30년이 되는 해였다. 1984년 처음 시작한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의 효시인 차량용 전화서비스(카폰)부터 현재의 스마트폰에 오기까지 한국인의 삶은 다양한 변화를 경험했다. 이제 한 세대를 넘기고 다가오는 새로운 세대에서는 우리에게 또 어떤 세상이 펼쳐지게 될까. 호모 스마트쿠스 이후의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