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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타는'' 기업들…물 확보에 86조원 쏟아붓다

게시일
2014-07-16


에너지업체, 담수화 설비에 대규모 투자…IT·자동차 업계도 '비상'

물관리 첨단기술 개발 한창…실리콘밸리, 절수SW 등 내놔



물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다국적 기업의 물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구글에서 포드자동차에 이르기까지 하수 재활용 및 담수화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년간 기업들이 ‘물’에 쏟아부은 돈이 총 840억달러(약 86조2008억원)에 달한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인 FTSE500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약 70%가 “수자원 관리가 기업 경영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고 답했다.

◆신흥국 경제성장…산업 수요 급증

세계식량기구(FAO)와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 물 수요는 현재 연 4431㎦에서 2025년 5235㎦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은 빙하가 68.7%, 지하수가 30.1%다. 담수화 작업 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민물은 1.2%에 불과하다. 민물도 호수와 강물(21.4%)을 제외하면 대부분 땅 밑 얼음(69%)에 속한다. 크리스토퍼 개슨 GWI 연구원은 “물이 공짜라는 인식은 구시대적 사고”라며 “기업은 이제 물 부족 현상이 브랜드 이미지, 기업 신용등급, 지속가능성에 엄청난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물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신흥국 경제의 가파른 성장세다. 토마토나 감자를 생산하는 데 30L의 물이 필요하다면 같은 양의 햄버거를 만드는 데 2400L의 물이 필요하다. FT는 신흥국 중산층이 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생활용수나 농업용수에 비해 산업용 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 부족 현상으로 재정 부담이 가장 늘어나는 곳은 에너지 부문이다. 채굴에서 정제에 이르기까지 에너지업계는 생산 단계마다 물이 필수적이다. 양수시설에 드는 비용이 늘면서 에너지업계가 물 공급을 위해 지출한 돈은 2009년 34억달러에서 작년 100억달러로 증가했다. BHP 빌리턴, 리오 틴토 등 세계 양대 광산업체는 취약한 광산지역 물 공급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담수화 시설 투자에만 30억달러를 투입했다.

◆IT·자동차업계도 물 부족 ‘비상’

정보기술(IT)업계와 식품업계, 자동차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코카콜라는 지난 10년간 863개 공장에 폐수 재활용 시설을 구축하느라 총 20억달러(약 2조550억원)를 썼다. 세계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도 수자원 관리 목적으로 3100만유로(약 434억원)를 투입, 제품 생산량 1t당 물 사용량을 약 60% 줄였다. 포드자동차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공장에 하수 재처리 시설을 설치했고, 구글은 조지아주 데이터센터와 벨기에, 핀란드 지사에 담수화 정보센터를 구축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마틴 스터츠티 연구원은 “현재 5500억달러에 달하는 물산업은 연 3.5%씩 성장할 전망”이라며 “특히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부문과 식음료 부문에서는 각각 14%, 7%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 부족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자 실리콘밸리에서는 최근 물 수요관리 등 첨단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스마트폰이나 이메일을 통해 지역 내 물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절수 방법을 알리는 소프트웨어가 이미 출시됐다.

FT는 각국 정부가 환경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업의 수자원 관리 비용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운용액 기준 세계 최대(8900억달러)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투자 대상 기업에 물 부족 관련 대응책을 보다 강화하도록 주문했다. 물 부족 현상이 기업의 장기 투자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보라 기자 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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