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으로 든든한 노후를 (2) 저금리의 대항마 복리
퇴직연금형 예금은 비과세
수수료 낮고 우대금리까지
펀드도 운용보수 낮아 유리
"퇴직 후 평생 월급처럼"
연평균 5%의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에 30년간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원금 대비 4배 이상 돌려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쌓이는 수익금이 장기에 걸쳐 재투자되는 복리 효과 덕분이다. 장기투자의 효과는 이처럼 높지만 개인들이 특정 상품에 꾸준히 투자하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급전이 필요할 때마다 해지했다가 재가입하는 게 일반적이어서다. 퇴직연금은 일부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중간정산을 금지해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최고의 노후 대비 상품’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장기일수록 수익 ‘눈덩이’
퇴직연금은 직장에 다니는 동안 적립했다가 퇴직 때 한꺼번에 타는 구조다. 목돈으로 받을 수 있지만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넣어놓고 평생 월급처럼 꺼내쓸 수 있다. 최장 수십년간 적립하기 때문에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김성일 제로인 퇴직연금연구소장은 “다양한 세제 혜택에다 이자가 이자를 더해주는 ‘눈덩이 효과’까지 있어 재산을 불리는 데 가장 유리한 금융제도”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새내기 직장인 A씨가 자신의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연 3%짜리 원금보장형 상품을 편입했다고 치자. 이 상품의 5년 뒤 누적 수익률은 15.92%에 불과하지만 10년 뒤엔 34.39%, 20년 뒤 80.61%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다. 30년간 꾸준히 적립했을 땐 142.72%로, 원금의 2.4배까지 불어난다.
만약 연평균 5%의 수익을 내는 상품에 30년간 꼬박꼬박 넣는다면 적립금이 원금의 4.3배 수준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연 3%짜리 상품에 넣었을 때에 비해 두 배가량 많은 액수다.
김요셉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사업부 대리는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ELB)와 같은 원금보장형 상품은 물론 주식·채권형펀드도 적절한 수준으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상품구조 같아도 연금형 유리
퇴직연금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는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실수익률이 훨씬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각종 세금 혜택에다 우대금리, 낮은 수수료 등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2.5~2.6%다. 하지만 퇴직연금 내의 정기예금을 선택하면 이보다 0.3~0.4%포인트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은행마다 경쟁적으로 우대금리를 주고 있어서다. 또 퇴직연금 가입기간에는 예금 만기 때마다 부과되는 이자소득세(15.4%)도 면제된다. 강용재 우리은행 퇴직연금연구소 부부장은 “매년 360만원씩 퇴직연금 정기예금에 적립하면 30년간 절약할 수 있는 이자소득세만 735만원”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펀드도 마찬가지다. 같은 유형의 일반펀드에 비해 운용보수가 저렴하기 때문에 장기 수익률이 훨씬 높다. 예컨대 A사의 퇴직연금펀드와 일반펀드(둘 다 채권혼합형)가 연평균 5%의 수익률을 낸다고 가정하면 퇴직 연금펀드의 20년 후 수익률이 30%포인트 이상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회사 일반펀드의 운용보수가 연 1.49%인 반면 퇴직연금 펀드 보수는 절반 수준인 연 0.8%이기 때문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