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느라 쓸 돈이 없다…통계청 "국민 6명중 1명은 빈곤층"
◆ 한국경제전망 / 순자산 줄고 체감경기 '썰렁' ◆
우리나라 국민들의 순자산은 줄어들고 빈곤층은 늘어나고 있다. 지표상 경제성장률은 다소 증가했지만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썰렁한 현상을 반영한다.
특히 국민 6명 중 1명은 1년간 쓸 수 있는 돈이 1068만원을 밑도는 빈곤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함께 내놓은 '2013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보유자산(3억2557만원)에서 부채(5818만원)를 뺀 순자산은 2억6738만원으로 지난해(2억6875만원)보다 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득상위 20~80% 가구의 순자산은 2.0~4.2% 늘어난 반면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 가구의 순자산이 각각 0.5%, 2.3%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순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가구도 지난해 4.4%에서 4%로 줄었다.
지난해 전체 가구 평균소득(4475만원)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어났지만 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0.8% 감소했다.
소비지출은 2037만원으로 약간(0.2%) 늘었지만 평균 비소비지출은 830만원으로 더 많이(9.6%) 늘었다.
처분가능소득 기준 빈곤율은 지난해 16.5%를 기록해 전년 수준(16.6%)을 이어갔다. 중위소득의 50%에 해당하는 연간 빈곤선은 1068만원인데 국민 6명 중 1명은 일 년에 쓸 수 있는 돈이 이만큼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나이로 보면 65세 이상 노인이 빈곤층의 절반가량인 48.4%를 차지했고 1인가구의 빈곤율이 49.6%로 4인 이상 가구(9.0%)의 5배를 웃돌았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쓸 수 있는 여윳돈이 줄어들면서 국민들의 씀씀이 유형도 보수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여유자금 운용 방법 중 '저축과 금융자산 투자'(47.8%)와 '부동산 구입'(23.9%) 비중이 전년보다 각각 1.6%포인트, 0.5%포인트 줄었고 부채상환(22.5%)이 2.4%포인트 늘어났다.
국민들은 평균적으로 자신이 66.1세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은퇴 연령은 61.3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은퇴자 3명 중 2명이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이유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