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를 위해 주식을 살 때 주가가 박스권으로 10~20년 지속되면 큰일 난 것이다. 하지만 일본과 대만을 보면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대만은 1990년대 중반부터 약 20년 동안 주가가 4000에서 1만 사이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박스권이 아닌 하향 추세를 보이다 2000년대 들어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이것이 `강 건너 불구경`은 아니다. 일본과 대만은 제조업에 기반을 둔 수출 국가다. 이들 나라는 경제성장으로 해외 설비투자 비중이 높아져왔다. 해당 기업 이익과 주가는 좋아지겠지만 국내 수요가 부족해지고 고용이 떨어지게 된다. 결국 지수는 상승 추세를 보이지 못한다.
이들 국가와 다르지 않은 한국에서 노후를 위해 주식을 살 때는 추세를 가진 주식이어야 한다.다음과 같은 예들이다.
첫째,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중산층 흐름에 투자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지금처럼 중산층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때는 없었다.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중산층이 약 20억명 더 생길 것이라고 본다. 소득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각종 소비재를 필요로 할 것이다.
둘째, 세계가 늙어가면서 건강 관련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중국은 우리보다 5~10년 정도 시차를 두고 급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중국에는 이미 `웨이푸셴라오(未富先老)`, 즉 `부자도 되기 전에 먼저 늙는다`는 말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60대 이상은 그 이하에 비해 대략 세 배의 의료비를 쓴다고 한다.
셋째, 도시화다. 중국은 이미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가 유럽의 3.5배다. 앞으로도 한 해 1300만명 정도가 도시로 간다고 한다. 도시 유입 인구가 늘어나면 지출이 늘어나고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음식료, 화장품 등도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플랫폼, 환경, 공유경제 등 흐름도 볼 수 있다. 공유경제는 자신이 안 쓰고 있는 것을 빌려주는 것이다. 지금은 아파트, 자동차뿐만 아니라 펜션, 통나무집, 이글루, 성, 섬 등 웬만한 것을 빌릴 수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초 종합지수 내 각 섹터의 상관관계가 0.8 전후를 보이다 저성장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1990년대 중반 이후는 0.4까지 떨어졌다.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이 나뉘기 시작한 것이다. 저성장과 고령화사회가 겹친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한 시각으로 해외와 국내에서 추세가 있는 주식을 찾아야 한다.
세상을 읽어야 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