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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은퇴대책]① "꽃할배 되기… 첫째는 부부 금슬, 둘째는 자식의 지원"

게시일
2013-10-02

 은퇴 전략 수립과 실행은 이제 노인만의 일이 아니다. 2030세대는 부모 노후생활 지원, 4050세대는 자기 은퇴 계획 수립, 6070세대는 은퇴 계획 실행 등 세대별로 고민해야 할 내용이 다르다. 조선비즈는 삼성생명은퇴연구소와 함께 세대별 은퇴 전략과 합리적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부모님 은퇴준비를 도와드리고 싶어요. 두 분 나이는 65세, 61세입니다. 몸은 건강하십니다. 부모님 자산은 아파트 4억3000만원, 대출금 6000만원, 현금 2억2000만원입니다. 아버지가 자영업으로 매달 270만원 정도를 버는데 불황 탓에 언제 끊길지 모릅니다. 부모님 앞으로 들어 놓은 보험은 없습니다. 금융상품이나 상가투자 등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2030세대(20~40대 초반)에게 부모 은퇴 준비는 새로운 화두다. 삼성생명은퇴연구소가 지난달 비공개로 실시한 '대형 포털의 은퇴 관련 검색어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30세대가 원하는 은퇴 정보 대부분은 본인이 아닌 부모를 위한 것이다.

 

 

질문 내용은 주로 ▲재테크 방법 ▲연금 ▲부모관계 개선 ▲창업준비 등이다. 류재광 삼성생명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모 은퇴 준비를 돕고 싶다면 자산관리 뿐 아니라 부부 관계 개선을 돕고 여가 및 취미 생활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재무와 비재무 분야의 계획을 잘 세워 노후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치킨집 창업 71%, 7년 안에 폐업

미국 워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4일 한국의 50대 이후 퇴직자 상당수가 주택담보대출로 치킨집을 개업하는데 이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패 확률도 높다. KB금융그룹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매년 치킨집 7400개가 생긴다. 그 가운데 71%가 매출 부진으로 부채만 떠 앉은 채 7년 안에 문을 닫는다. 폐업 부담은 자녀도 함께 지게 된다.

 

 

오일룡(63) 낙지마당 프로방스점 대표는 부모가 창업을 3년 이상 준비하지 않았으면 말리라고 조언한다. 그는 1980년부터 17년 동안 '춤추는 센터포드' 등 인기 작품을 발표한 유명 만화가였다. 오일룡프로덕션은 1990년대 초반 월 매출 2억원을 돌파했다.

오 사장은 "은퇴와 함께 창업을 준비했다. 식당 내부 인테리어를 연구하기 위해 캐나다 록키 산맥 레스토랑까지 다녀왔다. 주방장은 호텔 조리장 출신만 30명 넘게 면접을 봤다"며 "5년 가까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잘 나가는 식당을 조사하고, 가족과 함께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부모가 창업 관련 인맥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좋다. 반상회, 계, 동창회, 종교 집회 등 모임은 창업정보 습득에 유효하다. 부모에게 관련 업종에 6개월 가량 임시직으로 일해보는 것도 권유할만하다. 업종 특성과 흐름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예비 창업 스쿨을 함께 알아볼 수도 있다.

 


◆ 황혼이혼 급증…부부 금슬은 가장 강력한 노후대책

서울시는 지난 28일 65세 이상 남성의 이혼이 1992년 119건에서 지난해 1156건으로 9.7배 늘었다고 밝혔다. 여성은 30건에서 500건으로 16.7배가 뛰었다.

 

은퇴 연령이 되면 부부 싸움이 잦아지면서 노인 이혼이 폭증하고 있다. 황혼이혼은 자식이 돕지 못하는 노후 문제 가운데 가장 심각하다. 특히 한국 사회는 '아내의 반란'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1960·70년대 산업화 이전 순종과 희생만을 강요당하던 여성의 불만이 폭발 직전까지 왔다는 것이다.

 

윤성은 삼성생명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부부가 노후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한다면 갈등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를 잘 극복한 것"이라며 "자식이 부모의 정서적 교감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자체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취업·창업에 성공하거나 안정적 노후를 보내는 이들의 공통점은 '부부가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는 건강관리만큼 중요하다.

 

자식이 뿔난 어머니를 위해 먼저 부모의 공통 취미생활을 지원해야 한다. 이때 자식은 지갑을 열어야 한다. 강대원 한양대학교 수행인문학 교수는 "자식은 부모의 생활양식에 맞춰 등산·수영·농사·종교활동 등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드려야 한다. 액수를 떠나 경제적 지원까지 하게 되면 부모는 동참하게 된다"며 "노후 자금이 풍족하더라도 부부관계가 깨지면 행복한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동엽 미래에셋 은퇴교육센터장은 "시대가 바뀌면 역할이 변한다. 하지만 한국 남편의 행동이 변하지 않아 아내가 폭발하게 됐다"며 "부모는 은퇴하면 매일이 휴일이다. 항상 붙어 있다. 은퇴 후 아내에게 '하루 세끼를 얻어 먹으면 (삼식이) 성공'이란 우스갯소리도 있다"며 "그만큼 갈등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부모가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자식이 개입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 부모의 주식 대박 꿈은 말려라

전문가는 부모의 퇴직자금 운용을 위해 ▲자산 유동성 확보 ▲의료비에 대비한 보장성 보험 가입 ▲안정적 상품 투자 등을 지원하라고 말한다. 직접 투자 등 위험 자산 비중을 줄이도록 권유하는 건 당연하다. 나이가 들수록 주식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부모 곁에서 리스크 관리에 동참해야 한다.

 

류재광 수석연구원은 "모아둔 돈은 없는데 노후 생활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 탓에 부모 세대는 짧은 시간에 큰 돈을 벌려는 심리가 있다"며 "일부는 우량주보다 리스크가 높은 코스닥이나 비상장주 위주로 투자한다. 그러다 보면 원금 손실을 보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따라서 투기가 아닌 자산운용을 하도록 조언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가 얼마나 리스크를 안을 수 있는지 알려주고 목표수익률은 얼마인지 등을 판단해 분산투자를 유도하라는 것이다. 이 때 투자의 기본 원칙은 '월급이 없어도 생활비가 나오는 수준'으로 잡는 게 현명하다.

 

부모가 '노후 준비를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다'는 불안감에 젖지 않도록 안심시키는 것도 자식이 해야할 일이다. 또 부모 퇴직금을 현실적으로 운용해 은퇴 직후에서 연금지급 시기(65세)까지 소득 공백기를 안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백헌 선임연구원은 "노후에 갑작스레 소득이 끊기면 생활비와 의료비 공백이 생긴다. 이는 가족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불안감을 해소하려면 자식은 부모를 위해 평소 의료비와 간병비를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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