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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 야근•회식•권위적 상사… 오늘도 샐러리맨은 피곤하다.

게시일
2013-06-03
1인당 연평균 2308시간 일해
OECD평균보다 389시간 많아
10명 중 7명 “상사 비위 맞춘다”
‘군대식 문화’ 바뀌어야 할 1순위

 

◆‘시키면 다 한다’…상사가 곧 회사
31일 세계일보와 취업 포털 잡코리아의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상사가 비효율적이거나 부당한 지시를 했을 때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68.4%가 ‘그대로 따른다’고 답했다.


‘억지로 아부를 하는 등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노력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63.2%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10명 가운데 7명가량이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하면서 기분까지 살피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에 입사한 지 2년째인 박민수(28·가명)씨는 입사 이후 가장 놀란 점으로 ‘군대보다 더 심한 상명하복 분위기’를 꼽았다.


박씨는 “팀장이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하면 팀원 모두가 하던 일을 멈추고 따라나서고 조금이라도 머뭇거릴 경우 선배의 불호령이 떨어진다”며 “막내들은 재빨리 차를 준비해 팀장을 모셔야 하고, 식사메뉴 선택권은 당연히 팀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도 조직이니까 어느 정도 위계질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팀장의 말 한마디가 곧 법이 되는 분위기에 놀랐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직장문화 중 가장 바뀌어야 할 점’으로는 ‘권위적인 분위기(군대식 문화)’(36.9%)가 1순위로 꼽혔다.


◆툭하면 야근, 일 없으면 회식…건강 적신호
직장생활 6년차인 김영호(34·가명)씨는 입사 이후 체중이 15㎏이나 늘었다.


김씨는 “야근을 할 때마다 먹었던 야식과 회식에서 들이켰던 술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일찍 퇴근하는 수요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야근을 한다. 이러니 건강에 적신호가 올 수밖에 없다.


이번 설문에서도 주 3회 이상 야근을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34.3%에 달했다. 야근을 하는 이유로는 49.2%가 ‘과다한 업무’를 꼽았다. 이어 25.2%가 ‘상사의 눈치 때문’이라고 답했다.


회식의 경우 주 1회가 76.7%로 가장 많았고, 주 2회라고 답한 사람은 15.7%였다. 회식과 야근이 잦으면서 ‘늦은 퇴근’이 일상화된 셈이다.


이런 탓에 독서 등 자기계발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조사 대상 직장인 가운데 71.3%가 ‘평일에 여가생활을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잦은 회식과 야근에 시달리는 김씨는 매일 만성피로와 싸운다. 얼마 전 정기 건강검진에서는 고혈압을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다.


조사 결과 ‘입사 후 건강상태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었다. 김씨와 같은 삶이 대다수 직장인의 모습인 것이다.


◆‘가족과 꿈’ 때문에 오늘도 버틴다.
‘월급쟁이’들은 하루하루가 고달프지만 꿋꿋하게 버틴다. 입사할 때 지녔던 꿈과 나로 인해 행복해하는 가족 등이 그 원동력이다.


인기 웹툰 ‘미생’의 주인공인 계약직 장그래의 삶을 지켜보는 직장인들의 댓글 중에는 “신입사원 때 품었던 꿈이 되살아났다”, “회사생활 오래 하다보니 나태해졌는데 만화를 보고 반성 많이 했다”는 등의 희망찬 반응이 상당수다.


취업한 지 7년째인 최종훈(31·가명)씨는 회사에서 부속품이 되지 않는 것이 목표다. 최씨는 “자리(승진)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직장에서 필요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내가 회사를 아쉬워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나를 아쉬워하는 상황이 되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정인수(28·가명)씨는 최근 여자친구와 콘서트를 보면서 직장생활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티켓 2장에 20만원을 주고 간 공연에서 여자친구가 정말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낀 것이다.


정씨는 “행복해하는 여자친구를 보고 ‘이런 맛에 돈을 버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입사 이후 처음으로 했다”며 “결혼하면 뿌듯함에 책임감까지 더해질 테니 힘들어도 더 악착같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준·오현태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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