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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X파일 ①] 年수익률 1% 깔봤다간 큰코

게시일
2013-04-16

30년후 4천만원 차이 발생
대개 소득공제에만 관심…수익률도 꼼꼼히 챙겨야

 

40~50대뿐 아니라 이제 막 직장에 들어간 신입사원조차 최대 관심사는 `노후 대비`인 시대다. 불안한 노후에 연금에 관심은 많지만 정작 본인이 가입한 연금이 어떻게 굴려가는지 관심을 갖는 이들은 적다. 매일경제는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숨어있는 1%의 수익률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자 `퇴직연금 X파일` 시리즈를 시작한다.

 

10년 전쯤인 2000년대 중반 개인연금신탁에 가입한 직장인 A씨. 올해 초 소득공제용 증명서를 떼다 수익률을 들여다 본 A씨는 연 수익률이 2%대에 불과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은행 상품이 왜 이렇게 수익률이 낮으냐"는 항의에 "대체투자를 했는데, 잘못돼 수익률이 낮아졌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A씨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상당수 직장인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지만 `소득공제`에만 관심이 있을 뿐 수익률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퇴직연금은 특히나 심하다. 상당수 기업들이 기존 퇴직금 제도와 별 차이가 없는 확정급여형(DB)에 가입돼 있는 데다, 본인이 운용에 관여할 수 있는 확정기여형(DC)에 가입돼 있더라도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가입자의 관심도는 극히 낮다. 우리나라는 DB형과 DC형을 막론하고 퇴직연금의 무려 93% 정도가 원리금 보장형에 가입돼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은 길게는 30년 이상 가입하기 때문에 단 1%의 차이가 퇴직 후에 엄청난 노후자금 격차를 발생시킨다.

 

매년 400만원을 30년 동안 불입한다고 가정하자. 총 1억2000만원을 불입하게 되는데, 연 수익률이 3%라면 30년 후엔 1억9601만원(30년 수익률 63%)을 받게 된다. 하지만 수익률이 5%로 2%포인트 높아지면 2억7904만원(수익률 133%)으로 껑충 뛴다. 만일 수익률이 7%라면 30년 후엔 무려 4억원이 넘는다. 수익률로는 237%. 수익률 3%보다 2억원이 더 되는 돈을 노후에 받게 되는 셈이다. 손성동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퇴직연금을 은퇴자산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무관심한 편"이라며 "퇴직연금은 소득이 있을 때 강제성을 갖고 꼬박꼬박 부어 은퇴자금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수단인 만큼 관심을 갖고 수익률을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익률만 놓고 보면 실적배당으로 잘 운용한 금융회사의 연 수익률은 9.5% 안팎에 달한다. 하지만 원금보장형은 정기예금 수준보다 조금 높은 4.5% 안팎에 머물고 있고, 원금보장형 중에는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낸 금융회사도 있다.
물론 원금비보장형은 주식과 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연 수익률에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저금리에 원금비보장형을 고집하는 건 장기수익률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진웅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DC형과 개인퇴직연금계좌 IRP 가입자는 안전자산과 실적 배당형 상품을 오가며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중에 수익률을 보고 후회하기 전에 시장 변화에 따라 그때그때 상담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적극적으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직은 퇴직연금 수령자가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아 비교가 되지 않고 있지만 향후 10년, 20년 후엔 수익률에 따라 은퇴 생활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숨어 있는 1% 수익률을 찾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황형규 기자 /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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