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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범 센터장의 은퇴 통감( 痛感)] 매를 먼저 맞고 싶은 `2차 베이비 붐 세대`

게시일
2013-01-22
노후생활에 있어 상대적으로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는 세대는 어떤 세대일까?
최근 우리 사회는 50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대하여 집중 조명하고, 그들이 겪어야 할 노후생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은퇴는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비슷한 상황임에도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줄을 잘서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곤 한다. 어느 조직, 어느 사회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들어봤어도 ‘2차 베이비붐 세대’는 들어본 적이 없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2차 베이비붐 세대’는 1968년부터 1974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로, 한해 평균 85만 명이 출생하였다. 한국 경제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성장을 한, 소위 386세대의 마지막 구간과 X세대, F세대로 일컬어지는 사람들로 596만 명 에 이른다. 인구비중은 우리나라 총인구 중 12.4%에 이르며, 현재 우리 국가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세대이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고용률은 2011년 78.4%로써 베이비붐 세대인 50-54세 74.7%, 55-59세 67.4% 보다 훨씬 높다.

이세대의 사람들은 신입사원 시절이나 대학시절에 1997년 IMF 구제 금융을 맞았고 이로써 직장을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몸소 겪었다. 또한 회사를 떠나는 선배들을 보면서 평생직장이란 개념도 이들 세대에서 많이 사라졌다. 어찌어찌하여 결혼을 했지만, 신혼 때인 2000년도 초반에 주택가격 폭등, 2003년 카드사태 등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경제 위기를 온몸으로 겪은 세대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1997년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에도 동참하였고, 2000년 초반에 벤처붐을 지켜보았으며, 2002년 월드컵과 2007년 태안기름유출 자원봉사에 참여하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환희와 감동, 그리고 시민의식을 유감없이 발휘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은 또 결혼 후 부부관계에 있어서도 선배 베이비붐 세대보다 훨씬 진보된 부부 평등을 실천하고 있다. 즉, 남편들이 육아나 자녀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가사에 기여도가 큰 편이다. 또한, 활발한 여가 취미활동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다양한 디지털 기술에 친숙하다. 회사에서는 능력을 발휘해야하는 세대이며, 가정에서는 완벽한 남편, 완벽한 아빠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고 실제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렇다면, 이렇게 성실하고 많은 분야에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준비는 어떠할까?
최근 조사에 의하면,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재정적인 노후 준비는 44.6% 수준으로,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경우가 과반 수 이상이다. 이들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주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인데, 국민연금의 수급권이 68년생은 64세부터이고, 69년생부터는 만 65세가 되어야 발생한다. 베이비붐 세대보다 무려 5년이 늦다.
만 65세, 참 쉽지 않은 나이이다. 과연 우리 세대가 65세까지 회사생활, 경제생활을 지금처럼 할 수 있을까?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지금부터 조금씩이라도 노후 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하루에 `별다방 커피` 한잔 4,000원씩을 매일 모아도 1년 300일에 120만원이고 기대 수익률을 6~7%로 가정한다면, 20년 동안 약 5,000만원을 준비할 수 있다`며 노후 자금 준비의 필요성을 강조 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참 재미없고 슬픈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이다. 국가가 준비해주지 못하는 상황이고, 선배들보다 사회적 지원 혜택을 덜 받게 된다. 기쁘지는 않지만 상황을 받아 들여야 하고 스스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
매도 먼저 맞아야 한다고 했던가? 앞서 말했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보면,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라는 매를 먼저 맞고 싶을지도 모른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에 대한 현실적인 정책도 마련해야 하지만, 2차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장기적인 정책 수립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 사회를 ‘은퇴 난민 사회’로 만들고 말 것이다.

[정양범 매일경제 은퇴경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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