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다가오는 `지방간` 대부분 별다른 증상 못느껴
음주·비만·과로가 주요원인
간경화 악화…초기대응 중요
휴가를 다녀왔지만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런던올림픽 당시 새벽에 열린 한국팀 경기를 응원하느라 생활리듬이 깨졌고 열대야로 음주 및 야식을 즐겼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평소 지방간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에게 과로와 늦은 밤 야식은 자칫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간은 일부를 수술로 제거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재생력이 뛰어난 장기다.
하지만 일단 지방간이 생기면 간세포가 재생되는 시간보다 간세포가 부서지는 속도가 더 빠른 것이 문제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5% 이상 꽉 들어찬 질환인데, 간에 고여 있는 지방은 간에서 썩어 과산화지질(썩은 기름에 해당)이 된다. 과산화지질은 맹독성을 발휘하는 독성물질로 쥐에 주사하면 즉사할 정도로 위험하다. 이렇게 썩은 기름과 같은 노폐물이 많이 쌓이면 결국 간의 활동력이 떨어지고 간은 계속 파괴된다. 또한 기능이 파괴된 간에 다시 지방이 축적되어 간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간 안에 고여 썩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재생력이 현저히 낮아지고 깨끗한 간세포까지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다. 간 안의 대사 찌꺼기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간 내에 축적되면서 간을 해치고 혈류를 타고 온몸을 역류하면서 머리를 아프게 하고 피부를 거칠게 하고 피로를 일으킨다.
지방간의 주요 원인은 음주와 비만이다.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겉보기로는 건강해 보이며, 증상이 없는 경우에서부터 피로감과 전신 권태감 등을 보이기도 한다. 지방간이 있더라도 대부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므로 다른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나 건강검진 시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지방간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금만 신경 쓰면 쉽게 낫는 가벼운 질환이다. 하지만 계속 지속될 경우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발전하고 심한 경우 간암에까지 이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지방간 환자의 5~20% 가량이 간염으로 진행되고 이중 30~40%는 간이 딱딱해져 원래의 상태로 돌아올 수 없는 간경화로 악화된다고 보고됐다.
내과전문의 김범수 박사는 "부족한 수면시간과 불규칙한 식습관이 간의 기능을 떨어뜨려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이 많다"며 "평소 꾸준히 운동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하면 간은 금방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의들은 UDCA(Ursodeoxycholic acid) 섭취도 권장한다. 간 건강을 위해서는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과 함께 담즙산 분비를 돕는 것이 중요한데 인체의 담즙산을 보완해줄 수 있는 것이 UDCA이다. 이 성분은 간 내 미세 담관을 청소해 간에 축적된 노폐물을 제거한다.
또 간의 혈류량을 높이고 담즙 분비를 촉진시켜 간의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또 간세포막 보호작용을 통해 정상 간세포는 보호해주고, 손상된 간세포의 회복을 돕는다.
[매경헬스 =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