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조합(위원장 탁학수)이 15일 ‘노사 상생’을 기본정신으
로 하는 새 이념과 강령을 선포해 노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회사 노조의 새 이념과 강령 선포는 노동운동의 새로운 모색을 알
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져 최근 도덕성 문제로 어수선한 노동계에 적잖
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사내 체육관에서 민계식 부회장과 유관홍 사장,
박맹우 울산시장, 박종철 부산지방노동청장, 근로자 등 7,000여명이 참석
한 가운데 새로 제정한 노조 강령과 이념 선포식을 갖고 노동운동의 새출
발을 알렸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새 이념은 ▲참여와 협력으로 노사 공존공영 ▲기업 경
쟁력 강화로 조합원 삶의 질 향상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환경 조성 ▲모
두가 참여하는 민주적 노조활동 ▲상생문화 창출로 고용안정 도모 ▲사회
적 책임 인식 복지국가 건설 기여 등 6개항으로 정해졌다.
또 새 강령은 ▲노동자의 사회적 지위와 삶의 질 향상 ▲선진복지노조 건
설 ▲민주적이고 내실 있는 조합활동으로 화합 추구 ▲고용안정과 복지개
선으로 산업 민주화 구현 ▲산업재해 없는 안정된 직장환경 조성 ▲경제성
장의 기반이 되는 신노사문화 창출 등 6개항이 채택됐다.
탁학수 노조위원장은 이날 “정치적이고 투쟁지향적인 노조는 더 이상 미
래가 없고 회사가 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노조도 살아남을 수 없다”며
“조합원 권익과 지역사회 발전, 나아가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새 노
사 패러다임으로 선진 노동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대내외에 공표했
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9월 민주노총과 결별한 뒤 독자노선을 선택했으
며 새 노동운동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정책특별위원회를 조직하고 일본 도
요타자동차와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돌아보며 창조적 노사모델을 찾아왔
다.
이 회사 노조는 또 지난 1987년 결성된 이후 1990년대 중반까지 강성노조
로 불려왔으나 1995년 합리노선으로 전환해 지난해까지 ‘무쟁의 10년’
을 기록하며 노사상생의 기틀을 다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