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빠른 속도의 SK텔레콤이냐 다양한 혜택의 KT냐.
애플 아이폰5 구매자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SK텔레콤과 KT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아이폰5를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아이폰5 공개에 한껏 들뜬 소비자들은 이제 이통사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가 이르면 10월께 아이폰5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신경전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아이폰 시리즈는 '출고가=판매가'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보조금을 많이 싣지 않아 가격 싸움에서 승부를 벌일 확률은 낮다. 오히려 속도와 혜택 등에서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SK텔레콤은 아이폰5에 멀티캐리어 기술을 차용하는 신기술에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주파수에 따라 분류되는 아이폰5의 세가지 모델 중에 국내에 출시되는 것은 850MHz, 1800MHz, 2100MHz를 지원하는 'A1429(GSM모델)'이다.
현재 SK텔레콤은 LTE주파수로 800MHz(850MHz에서 지원가능)를 사용하고, 이 외에 1800MHz를 사용하는 LTE 네트워크도 구축 중이다. 두 개의 주파수 대역을 동시에 사용, LTE 속도를 높이는 '멀티캐리어' 서비스를 위해서다.
다행히 'A1429'모델에선 800MHz, 1800MHz 둘 다 주파수를 채택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아이폰5에서 멀티캐리어를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물론 멀티캐리어를 아이폰5에 적용하기 위해선 애플의 협조가 필요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주파수 대역이 맞아 멀티캐리어 기술이 아이폰5에서 구현될 수 있지만 애플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수락할 지는 두고봐야 한다"면서도 "SK텔레콤 아이폰5에서 KT보다 빠른 LTE 속도를 즐길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250만 아이폰 사용자 중 75% 고객을 확보한 KT는 기존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혜택을 내놨다. 한 통신사에서 기기만 변경하는 고객에게는 혜택을 많이 주지 않는 게 관례이지만 아이폰5는 예외다. 아이폰5에서 LTE 2위 사업자로 치고 올라가야할 KT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올레 스마트 블로그에 게시된 '아이폰 마니아 스페셜 케어' 프로그램에 따르면 KT는 아이폰5로 바꾸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을 반납하면 기계 상태에 따라 최고 52만원(아이폰4S 16기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