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상생경영 배우자” 바람
- 게시일
- 2004-07-29
주5일제 대비 유한킴벌리 `4조근무` 각광
풀무원 도입…삼성.엘지 등 견학 줄이어
일자리 창출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일궈낸 유한킴벌리의 ‘4조 근무’ 경영혁신 모델이 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국내 생식품시장 선두업체인 풀무원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이를 도입하기로 했고, 엘지·삼성 등 다른 대기업들에서도 주5일 근무 실시에 따른 대안으로 유한킴벌리 모델을 본받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부도 혁신모델을 도입하는 기업들에 교육·인건비를 지원하고, 공공부문에도 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유한킴벌리식 ‘상생 경영’ 모델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풀무원(대표 남승우 총괄사장)은 4일 유한킴벌리 모델을 상반기 안에 도입하기로 했으며, 전략팀을 짜 실행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류인택 풀무원 홍보팀장은 “우선 상반기 중에 춘천과 경북 의령 등 산하 6개 공장들 중에서 1~2개를 선정해 4조 근무와 평생학습 체제를 도입한 뒤 나머지에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정부가 모범으로 강조하는 유한킴벌리는 1993년 이후 근무형태를 4조 2교대 또는 4조 3교대로 바꾼 뒤 일반 기업들의 3조 3교대보다 인원을 33%나 많이 두고서도, 늘어난 여유시간 중 일부를 교육으로 활용하면서 생산성을 높였다. 유한킴벌리는 최근 5년 동안 매출액이 2.7배, 순이익이 5배 늘어났다.
다른 기업들도 유한킴벌리의 생산·교육 현장을 견학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종업원 1천명 이상인 대기업들은 오는 7월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맞춰 유한킴벌리식이 인건비 증가 부담을 생산성 향상으로 해결하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한킴벌리를 방문한 기업들은 200곳을 넘는데, 그 중에는 삼성전자와 ㈜엘지·엘지필립스·엘지전선·아이엔아이스틸 등 4대 그룹 계열사들은 물론, 아시아나항공·삼양사·태평양·태광산업·롯데리아·동양제과·농심·대우종합기계·보워터한라제지 등 대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엘지그룹 임원은 “중장기적으로 주5일제 실시와 법정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인력 확충이 불가피한데, 생산성 향상을 통해 그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유한킴벌리식 모델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성공을 위해서는 회사의 투명경영과 노동자들의 생산성 향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한킴벌리식 모델 확산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다수교대제 전환으로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에 대해 장려금을 지급하고, 휴무조의 교육·훈련비를 50%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정혁준 기자 jskw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