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경품’ 눈감은 정통부
- 게시일
- 2004-07-29
‘번호이동 경품’ 눈감은 정통부
얼마전 서울 시내 한복판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에 등장한 광경입니다. ‘번호 이동시 자전거를 드립니다’라는 문구와 그 앞에 놓여진 제법 쓸만한 자전거 한 대가 눈길을 끕니다. 신문사들이 자전거 경품 돌린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휴대전화 사면 자전거 준다는 얘기는 처음입니다. 자전거 옆엔 최근까지 기회만 있으면 “클린 마케팅 하겠다”며 손을 맞잡던 사장님들이 CEO로 계시는 이동통신사 로고가 있군요. ‘클린’이 ‘깨끗한,공정한’이라는 뜻 말고 ‘자전거 경품 정도는 괜찮다’는 의미도 있는 줄 미처 몰랐습니다.
알아듣기 힘든 소리를 하는 분들은 또 있습니다. IT코리아의 리더를 자처하는 정보통신부입니다. 정보통신부 산하 조직으로 이동통신사의 불·탈법 행위를 감시,처벌하는 통신위원회는 특정회사의 불법 보조금 지급 행위를 심판하겠다고 며칠전 장시간 회의를 하더니 기발한 발표문을 내놨습니다. 영업정지 40일을 받고도 대량으로 보조금을 살포한 S사에 대해 ‘엄중 처벌함이 마땅하나’ ‘좀더 지켜보겠다’는 겁니다. 그 이유는 ‘앞으로는 엄중한 제재를 할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억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고 ‘철저한 시장감시와 신속한 조치로 예방적 규제활동을 하겠다’나요.
독자 여러분들은 이해가 되시나요,앞으로 더 강한 처벌을 할 것이기 때문에 당장 처벌이 필요없다는 현란한 수사어구가. 더구나 위원장 포함 40명에 불과한 통신위가 전국 수천개의 이동통신 판매점을 어떻게 ‘철저하게’ 감시하겠다는 건지. 저 자전거는 정통부에서 1㎞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놓여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