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이통·인터넷·Y2K·ISDN “IT업계 4대 사기극”
- 게시일
- 2003-05-27
차세대이통·인터넷·Y2K·ISDN “IT업계 4대 사기극”
양승택(사진) 전 정보통신부 장관(현 한국정보통신대 석좌교수)은 27일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인터넷, Y2K(컴퓨터 2000년 표기문제), 디지털종합정보통신망(ISDN)을 세계 정보기술(IT) 산업 침체를 불러온 ‘4대 사기극’이라고 지목했다.
양 전 장관은 이날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정보통신포럼에서 “정보기술 업계는 10여년 넘게 지속된 세계 경제호황을 이끌면서 몸집을 확대 재생산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도 않은 기술을 내세운) 사기극들을 만들어냈다”며 “결국 과잉설비를 바탕으로 한 사기극은 세계경제 침체라는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80년대에 디지털종합정보통신망은 장밋빛 전망 일색이었지만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에 완패했고, 인터넷 초창기인 90년대 초만 해도 인터넷 사용자가 6개월마다 2배씩 늘어 세계 경제 주역이 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많은 업체들이 시설투자에 앞장섰지만, 돌아온 것은 대형업체들의 붕괴와 인수·합병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안업체나 컴퓨터 업체들은 컴퓨터 2000년 표기 문제를 실제보다 부풀리면서 세계적으로 3500억달러의 비용을 쓰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양 전 장관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세계 정보기술 침체에서 한국의 타격이 덜했던 것은 탄탄한 초고속인터넷망 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특정 집단의 이해에 휩쓸리지 않는) 시장과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망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함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