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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노조 성립 좌절... 그 뒤에 숨겨진 내막은...

게시일
2003-03-31
호텔신라 노조 설립 좌절




신고 40분전 다른 신고서 먼저 접수돼 관계자들 사라져 삼성 외압설 제기

 삼성의 무노조 신화에 도전했던 호텔신라 노동자들의 노조설립 추진이 `이해할 수 없는 힘`에 제압돼 또다시 좌절됐다.

 위원장을 맡은 신라호텔 노동자 임장호씨 등 4명으로 24일 출범한 호텔신라노조는 25일 서울 중구청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27일 설립신고서를 취소함으로써 이틀만에 호텔신라노조는 그 생명을 다했다(노동일보 3월27일자 3면 참조).

 호텔신라노조가 노조설립신고서를 반환받는 형식으로 노조설립이 취소됐음에도 석연치 않 은 부분이 많아 모그룹 삼성이 노조설립을 방해했다는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비밀리에 노조설립을 준비했던 임씨와 민주노총 서울본부 관계자는 25일 오 후 4시40분께 관할관청인 서울중구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임씨 등이 중구청에 신고서를 제출하기 40여분전에 서울지방노동청에 회사측에서 제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또 하나의 노조설립신고서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돼 복수노조 금지 조항을 악용하는 `삼성의 버릇`이 재발한 것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001년 5월 삼성에스원 노동자들이 서울중구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냈지만 삼성 은 동일한 수법으로 강남구청에 20분 먼저 설립신고를 내 노동조합 설립자체를 원천봉쇄한 전력이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신고서를 제출했던 당사자들이 신고를 취하, 현재는 서울노동청에서 이첩된 신고서만 남아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설립을 주도했던 임씨 등 4명은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다음날인 26일 오후 부터 30일 오후6시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휴대전화 등 연락조차 닿지 않고 있는 점에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삼성이 노조설립을 추진했던 노동자들을 지방 등 외부 지역으로 데리고 가 감금·협박·회유를 통해 노조설립을 무산시켰던 사례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삼성그룹과 호텔신라 사측의 구시대적이고 반노동자적인 작태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더이상 삼성그룹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 노조탄압 이 계속된다면 삼성그룹에 대한 투쟁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밝혀둔다”고 주장했다. / 박현진 기자 pphj@labor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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