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의 경영참여 필요성을 다시한번 확인해준 주주총회
- 게시일
- 2004-03-17
(성명서)
노동조합의 경영참여 필요성을 다시한번 확인해준 주주총회
노동조합은 8대집행부 1년동안 준비해온 노동조합 추천 사외이사 진출과 4~5개월간 벼르던 22차 주주총회 투쟁을 마무리하였으며, 회사는 순탄하게 주주총회를 개최하였다.
이는 이번 주주총회 직전에 회사가 우리사주조합장 민주화(직선제 등)를 약속하였기에 노동조합은 주총장 폐쇄 등 노사간의 극한 대립투쟁을 접고, 3차 의결권위임에서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된 우리사주조합장 선출 등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우리사주조합 민주화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이번 주주총회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이는 노동조합 추천 사외이사 진출을 차후로 미룬 이시점에서 이번 주총에서 의결된 안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하여 차후 사외이사 진출을 위한 대응방안 모색과 당초 고용안정과 졸속적인 민영화로 인해 파생된 지배구조의 약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사외이사 진출의 정당성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노동조합은 이번 주주총회의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회사의 시정을 촉구하는 바이다.
첫째, `기둥을 뽑아 잔치를 벌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올 주총에서 KT는 주당 2,000원 배당을 결의하여 지난해보다 무려 133% 높은 배당을 하였다. 회사의 매출과 순이익이 증가하여 배당을 많이 한 것이라면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하지만 회사 영업이 어렵고 전망도 결코 밝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높은 배당을 하였다.
이는 주주의 환심을 사기위해 무리해서 배당을 높게 한 것이며, 기둥을 뽑아 잔치한 것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KT 당기순이익은 2002년도의 42.3%에 불과한 실적이다. 물론 2002년도의 당기순이익중 상당부분은 SKT주식 처분에 따른 이익이다. 하지만 주식처분 이익도 분명 이익이기에 포함되며 이를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당기순이익은 결코 증가하지 않았다. 또한 2003년 매출은 당초 목표치에도 미달하였다. 지난해 매출과 이익이 당초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지난해 비해 절반 이상씩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이 발생하고 또 2004년도의 매출 전망도 당장 개선될 전망이 없는 현실에서 무리한 배당은 분명하게 지적받아 마땅하다.
둘째, 주인은 없는 객(客)들만의 잔치가 아니었는가? 이다.
주총장에서 무리한 배당으로 인하여 KT의 중장기적 전망이 걱정된다며 문제제기를 하는 주주는 아무도 없었다. 왜냐하면 주요 주주들은 KT의 앞날 보다는 단지 당장의 이익만 있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의 주요 주주들은 통신업체와 전혀 관련성이 없는 투기자본들이라는 것이 그것을 가장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그들은 당장의 단기이익이 필요하며, 단기이익이 줄어들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아무런 고민도 없이 자본을 철수하면 그뿐인 것이다.
경영진들은 어떠한가? 물론 외국자본 같지는 않겠지만 이들 또한 당장 경영계약 연임이라는 코앞의 자신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긴박하기에 KT의 중장기적 발전 전망은 차후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단 주주들로부터 문제제기를 당하지 않고 계속 경영직으로 연임할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과연 경영진에 대한 이런 지적이 과민한 반응이고 지나친 우려일까?
셋째, 1년만에 정관이 대폭 개정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다.
금번 주총에서 개정된 주요 정관개정 내용은 이사수 축소, 복수대표이사제, 감사위원 확대, 이사임기 조정 등으로 요약된다. 이사수를 축소한 이유는 원활한 회의운영을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이사회 활동을 보면 농구팀 신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만장 일치로 원안 가결이다. 그리고 한번도 정족수 미달로 유회된 적도 없다. 그런데 왜 원활한 운영이 안되었다고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을까? 감사위원을 확대하고 이사수를 축소한 것이 혹시 노동조합의 사외이사진출과 집중투표제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복수대표이사제는 사장 유고시 혼란을 대비한다고 하는데 그 동안 조직편제에는 수석부사장과 부사장 체계가 존재하고 있었다. 만약의 사장 유고시 수석부사장이나 부사장이 그 업무를 충분히 대행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런데 구태여 정관을 개정해가면서 복수대표이사제를 도입한 진의는 무엇일까?
이런 내용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회사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정관을 그것도 가장 주요한 지배구조 및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결정적 이유없이 편의적으로 개정하려는 발상이다. 이렇게 편의적으로 정관을 개정하는 것은 향후 불순한 의도를 갖고 정관개정을 할 수 있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기에 신중했어야 한다. 결정된 기준(법)은 심각한 문제가 아닌 이상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넷째 매출 목표 하향 조정에 대한 문제 의식이다.
배경으로 경영계약의 변경을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합리적 매출목표 설정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무리한 목표는 수정되어야 하며, 특히 종사원들은 그동안 무리한 목표로 인해 시달려온 현실에 비춘다면 긍정적인 사항이다.
하지만 왜 이러한 무리한 매출 목표가 초기 사장 계약 시절에 체결되었는가에 대한 문제지적과 향후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사장은 우선 임명 받기위해 무리한 경영계약목표를 체결하고, 사장 재임기간 중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여 목표를 수정한다면 당초 계약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KT에 청춘을 받치고 KT와 운명을 같이할 KT의 진정한 주인인 종사원들이 주인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회사의 잘못된 경영을 견제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노동조합이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이유는 투기자본의 단기적인 이익창출에만 몰입되어 있는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고 자리보전에만 연연하는 경영진의 문제를 지적하고 시정토록 하여 국민기업 KT를 정도경영과 종사원이 주인되는 투명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장기적인 KT비젼 제시 또는 국민기업 KT를 세계적인 통신사업자로 발전 등은 뒤로한 채 단기적인 경영진의 자리보전용 주주 환심사기 또는 국민기업 KT를 나눠 먹기식 행태의 경영을 지속한다면 노동조합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경영진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은 이번 주총을 통하여 종사원이 대주주로서 진정한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노동조합 추천 사외이사 진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다시한번 뼈져리게 확인했으며, 노동조합은 더욱 분발하여 우리사주조합 민주화와 차후 사외이사진출 실현을 위하여 각고의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04년 3월 16일
KT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