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고강도 다이어트'
- 게시일
- 2003-06-16
통신사업자 `고강도 다이어트`
통신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고강도의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접대비와 부서 회식비를 대폭 줄이는 업체가 잇따르고 있고, 일부 업체는 임원 월급을 20% 반납키로 하는 등 통신업계에 요즘 `군살빼기` 감량 경영이 발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두루넷ㆍ온세통신 등 후발 유선통신업체들의 잇따른 법정관리와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매출 및 영업이익이 한계점에 도달하는 상황에서 유선 통신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내세워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통신업계의 이같은 위기의식은 경기 위축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유선통신부문의 주요 수익원인 초고속 인터넷부문도 시장 한계상황에 직면, 차세대 수익원을 발굴하지 않고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 통신업체인 KT(www.kt.co.kr 대표 이용경)가 올해 리스크 관리체제를 가동, 영업비용 3000억원을 절감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는 체계적인 비용 감축을 위해 마케팅 비용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해 유통망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고 콜센터 통합 및 최적화를 통해 외부용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사원들이 비용절감 노력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접대비와 부서 회식비를 20% 축소하는 동시에 해외출장도 자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내 보고서도 빔프로젝트를 활용해 유인물 발생량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하나로통신(www.hanaro.com 대표 이인행)은 이달들어 강도 높은 경영합리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ㆍ4분기 경영상황이 악화되자 핵심사업에 주력하되 내실경영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사업구조 조정 ▲경영체제 정비 ▲원가구조 개선 등 3대부문에 대한 경영합리화를 추진키로 했다. 특히 이사대우ㆍ상무보ㆍ상무ㆍ전무ㆍ부사장 등 5단계로 세분화돼 있던 임원 직급을 상무ㆍ전무ㆍ부사장 등 3단계로 축소하고, 이사대우 이상 임원의 연봉 20%를 반납토록 결정했다. 회사측은 이같은 긴축경영을 통해 올해 약 1228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콤(www.dacom.net 대표 박운서)은 지난 2001년부터 비용 절감을 모토로 추진해온 `컷(cut)-10` 운동에 보다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 운동은 `6시그마 운동` 등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것이 핵심 취지이다. 여기에는 `종이 없는 사무실` `이면지사용 추진` `광고선전비 및 지급 수수료 절감` `전용회선료 및 통신설비 사용료 절감` 등 다채로운 방안이 포함돼 있다. 데이콤은 이를 통해 지난해 629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데 이어 올해에는 영업비용 대비 6.5%인 700억원을 감축한다는 복안이다.
온세통신(www.onse.net 법정관리인 황규병)도 올 초부터 고객만족강화, 수익개선, 비용절감 등을 핵심 테마로 하는 경영혁신 활동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사업구조조정 ▲조직슬림화 ▲신규사업추진 ▲설비구조조정 등을 핵심사업으로 선정,이를 통해 올해 영역이익률 10% 달성과 200억원의 수익개선 및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방침이다. 법정관리 상태인 온세통신은 현재 회사 자구계획안을 마련 중이다.
SK텔레콤ㆍKTFㆍLG텔레콤 등 무선 통신업계에도 이같은 긴축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들 이동통신 3사는 가입자 시장이 포화국면에 근접했고,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에 어려움을 겪자 비용절감은 물론 인력감축ㆍ조직개편 등 구조조정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www.sktelcom.com 대표 표문수)은 인력 및 조직을 재조정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고려중인 알려졌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연 평균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면서 이동통신업계 부동의 1위를 굳건히 지켰던 SK텔레콤 마저 구조조정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도는 것은 현 통신업계가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이 추진하는 구조조정은 희망퇴직 등을 통한 `소규모` 인원정리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지만 임직원들에게는 일종의 위기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충격파`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F(www.ktf.com 대표 남중수)는 올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용절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 수익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KT아이컴과의 합병으로 인해 직원 수가 대폭 늘어나 인건비 상승요인이 생기자 인력감축과 조직개편 등을 내부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1ㆍ4분기 이후 사내에는 비용 지출건에 대한 감사가 강화되는 등 불요불급한 지출을 최대한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임윤규기자.김홍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