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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 기부자 김장훈

게시일
2011-07-18

이번주 취중토크 게스트는 '연예계 워렌 버핏' 김장훈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기부 액수만 무려 40억원.

취중토크 팀은 지난 15일 밤 그가 살고 있는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를 찾았다.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을 내고 있다는 그의 24평 아파트는 맨꼭대기 24층에 자리잡고 있었고, 서강대교와 여의도 야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한다는 곱창 안주를 준비하며 우리를 반겼다.



▲ 김치 때문에 두 시간 동안 줄담배

좋게 말해 김장훈 집의 인테리어 컨셉트는 앤티크였다. 40억원을 사회에 환원한 사람답게 그의 월세 아파트는 소박하고 검소했다. 50인치 디지털 TV와 홈씨어터, 한 달 전 윤도현이 가져다 준 김치 때문에 장만했다는 김치냉장고 겸 와인셀러가 눈에 띌 뿐 돈될 만한 물건은 안 보였다.

10년은 족히 됐을 것 같은 빨간색 소파와 술상도 그의 큰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작았다. 술상 앞에 앉은 그가 마치 소인국에 온 걸리버 같아 피식 웃음이 나왔다.

눈길을 끈 건 상 보다 많은 감사패. 그가 매년 후원하고 있는 카이스트에선 기계항공시스템학부와 총학생회 명의의 감사패가 나란히 있었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원자력의학원에서 받은 감사패도 보였다.

식탁에는 꾹꾹 눌러쓴 후시딘 연고와 바셀린, 물파스가 가지런히 있었고, 벽 한 귀퉁이에는 산세베리아 등 화초마다 물 주는 요령이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다.

슬그머니 옷방에 가보니 붙장이장 손잡이 옆에 '자주 입는 옷' '벨트&넥타이' '안 입는 셔츠'라고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건망증이 심한 걸까. 아니면 꼼꼼한 성격 때문일까. 1주일에 이틀씩 오는 가사도우미 아줌마를 위해 김장훈이 직접 써놓은 것이라고 한다.

-왜 강남에 살지 않죠?

"워낙 비싸잖아요. 안 그래도 2년 전에 강남 전셋값을 알아봤는데 말도 안 되는 가격이에요. 그래서 한남동쪽을 알아봤고 결국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마포로 오게 됐죠."

-집에는 어떤 연예인이 옵니까?

"윤도현하고 싸이가 몇 번 왔는데 다들 가정이 있으니까 요즘은 자주 안 오죠. 연예인들끼리 서로 집에 왕래하는 일은 드물어요."

그는 소주를 한잔 따른 뒤 형광등을 꺼도 되겠냐며 양해를 구했다. 너무 밝으면 뻘쭘해지는 성격이라 간접조명을 켜고 진행하면 어떻겠냐는 요구였다.

-밝은 걸 싫어합니까.

"네. 특히 형광등을 싫어해요. 너무 적나라하잖아요. 하하..."

 

-김치냉장고는 주부들의 전유물인 줄 알았어요.

"며칠 전 전기 코드가 빠진 줄 모르고 4일이 지나 김치가 죄다 쉬었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아껴 먹으려던 건데. 너무 허탈해서 두 시간 동안 김치냉장고 옆에서 '이, 바보'라고 자책하며 줄담배를 피웠어요. 도현이한테 전화해서 몇 포기 더 달라고 했더니 파주 헤이리 공연 게스트 출연이랑 바터(교환) 하자고 하더군요. 그러자고 했죠."

-와인도 있던데 소주를…. 와인은 아끼시나 봐요?

"아닙니다. 와인 드실래요? 저는 소주가 좋아서요. 솔직히 와인은 장식품이에요. 어쩌다 한번씩 먹지 즐기지는 않아요."

-집에 소주가 박스 상태로 있네요.

"소주는 대학 축제 행사장에서 학생들한테 얻어와요. 공연 끝나고 '소주 남을 것 같은데 형한테 기부하라'고 하면 애들이 군말없이 한 박스씩 차에 실어줘요."

-집에 있는 가장 비싼 술은 뭡니까.

"외국 다녀올 때 사온 발렌타인 30년산이 있어요. 며칠 전 집에 놀러온 밴드하는 후배들 때문에 개봉할 뻔했는데 잘 참았어요."

 

※위의 기사내용은 일간스포츠 2월20일字 '취중토크' 내용입니다.
취중토크 2부 “기부, 후회없이 죽고싶어 시작”'와 '치중토크 3부 ”김장훈 “음반 100만장 파는 가수가 꿈”도 기사내용을 확보하는대로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거짓과 위선으로 말만 앞세우는 정치인 100명보다 김장훈 같은 참실천인 1명이 아쉬운 요즘입니다.

 

'백로야, 까마귀 노는 데 가지 말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가수 김장훈이 새 정부 출범시 유일하게 초청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필자의 솔직한 마음은 그런데 참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를 이용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입니다.

 

순수하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그의 순수성이 훼손될까 걱정되어서입니다. 자칫 그렇게 된다면 이제까지 그가 쌓은 값진 노력들이 물거품이 될까 봐서입니다. 하지만 신임 대통령의 초청을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가 일언지하에 거절하기는 아마도 힘이 드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게 있습니다. 그것은 옳바른 양심과 실천의지입니다. 가수 김장훈이 그들로 인해 이 값진 보석들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들이 1000억을 쾌척한다 하여도 김장훈이 내는 단돈 1000원의 가치에 미치지 못합니다.

 

왜냐면 그들이 내는 돈 1000억은 김장훈이 내는 돈 1000원보다 순수하지 못하고 양심이 실종된 돈이기 때문입니다. 김장훈이 그걸 간파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니 김장훈은 이미 그 정도는 간파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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