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면, HP 터치패드(TouchPad)와 모토로라 줌(Xoom), 그리고 애플의 아이패드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10인치 터치스크린 같은 외면적인 것 이외의 요소들을 살펴보면, 이 태블릿들 사이에 많은 차이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외면적 크기나 무게 면에서, 터치패드는 아이패드와 거의 똑같다. 터치패드의 스크린 사이즈(9.7 인치)와 해상도(1024 x 768 픽셀)역시 아이패드의 사양과 일치한다. 모토로라 줌은 이보다 약간 큰 스크린 사이즈(10.1인치)와 해상도(1280 x 800픽셀)를 가지고 있어 좀 더 크지만 동시에 무겁기도 하다. 이 세 종류의 태블릿들은 오늘날 태블릿 컴퓨터들을 대표하는 선두주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터치패드는 퀄컴(Qualcomm)의 빠른 듀얼 코어 스냅드래곤(Snapdragon)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기기다. 줌 역시 듀얼 코어와 엔비디아 테그라 2 칩을 사용한다. 아이패드만이 애플 맞춤형 단일 코어(single-core) A4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아이패드는 또한 256MB의 가장 적은 램(RAM) 용량을 가지고 있는 반면 터치패드와 줌은 이의 약 네 배 가까이 되는 용량(1GB)을 가지고 있다. 프로세서의 속도가 빠를수록 태블릿이 앱(App)을 실행시키는 속도가 빨라 지지만, 램 용량이 클수록 멀티태스킹이 용이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물론, 두 가지 모두 배터리 용량이 충분해야 가능한 일이다).
터치패드가 16GB와 32GB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인 반면, 줌은 32GB 버전만 출시할 전망이다. 아이패드 역시 64GB 버전을 가지고 있다. 오직 줌 만이 SD카드슬롯을 사용해 저장용량을 확장시킬 수 있게 했다.
처음에 터치패드는 와이파이만을 지원하고 3G 버전은 나중에 출시하려고 했었다. 모토로라의 경우 반대의 경로를 택해, 처음에는 3GB 버전만 출시하고, 와이파이 버전을 나중으로 미뤘었다. 아이패드는 와이파이 모델과 3G 모델을 모두 출시했다. 모토로라는 줌이 버라이즌의 네트워크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반면 아이패드의 경우 AT&T의 네트워크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터치패드는 화상 통화용 전면 카메라만 부착 돼 있다. 줌의 경우 카메라가 두 개이고(전면과 후면 모두에 하나씩 있다), 아이패드에는 카메라가 전혀 없다. 아이패드에는 또한 스테레오 스피커와 자이로스코프(gyroscope)도 없다.
아이패드 경쟁자들이 자랑하는 장점들은 또 있다. 터치패드는 충전선 없이도 분리된 기기를 통해 충전할 수 있고, 줌의 경우 HD 비디오를 지원해 준다.
그러나 태블릿들을 구분해 주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운영체제(OS)일 것이다.
터치패드는 HP가 작년에 팜(Palm)을 인수한 이후 얻게 된 WebOS를 사용하는 첫 번째 태블릿이다. 터치패드는 팜 스마트폰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카드 형태를 사용해 앱을 관리한다. 그러한 인터페이스는 태블릿의 큰 화면에서 보게 되면 훨씬 자연스러워 보인다. 지금으로써는 이 태블릿의 운영 체제의 변화에 대해 대략적인 정보밖에 없으며, 리뷰어들 역시 실제로 기기를 사용해 볼 시간이 없었다.
모토로라 줌의 안드로이드 3.0 또한 새롭다. 특별히 태블릿을 위해 제작된 이 운영 체제는, 기존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인터페이스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마지막으로, (곧 업그레이드 될 예정인) 아이패드의 iOS의 경우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를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운영 체제일 것이다.
아이패드는 가장 먼저 출시된 까닭에 가장 많은 앱을 가지고 있다(지금 현재 6만 개가 넘는다). 따라서, 터치패드와 줌의 경우 각자 작은 수의 프로그램만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물론, 터치패드와 줌 역시 웹OS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용으로 제작된 앱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스마트폰 앱을 태블릿 기기에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는 것은 아이패드가 이미 증명해 주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질문이 빠졌을 수도 있다. 바로 가격이다. 아이패드의 경우 $499의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 초기에는 줌의 출시가가 $799라는 소문이 있던 반면(세상에!), HP는 수요일 행사에서 가격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아이패드는 출시된 지 일 년이 지났으며 곧 업그레이드가 돼도 이상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즉 터치패드와 줌이 시장에 나올 때쯤이면, 그 둘은 옛날버전 아이패드하고만 경쟁해야 할 것이 아니라(아이패드 구 버전은 더 싼 가격을 내걸고 시장에 남아 있을 수도 있다) 새로 나온 아이패드 2와도 경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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