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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인터넷 차단 사태 분석

게시일
2011-02-07

이집트에서 전 세계 인터넷과의 연결 차단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었다. 그 대신 3,500개에 이르는 인터넷 경로들이 한 순간에 사라졌으며, 여전히 더 많은 수가 없어져가고 있었다. 북미의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들은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어떤 파급 효과가 생길지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1월 27일의 상황을 살펴본다.

 

현재 이집트의 인터넷 차단은 지난 2월 2일을 기점으로 다시 회복되었다.

 

이집트 내부와 외부에서 인터넷 접속 장애는 동부 표준시를 기준으로 지난 1월 27일 목요일 NANOG(North American Network Operator Group)의 이메일 리플렉터(reflector)에서 다음과 같이 처음 보고되었다.

 

“나는 다음과 같은 보고들을 받았다. (신뢰성에 따라 내림차순으로)

1) 주요 인터넷 공급업체의 연결 끊어짐 (브로드밴드)

2) SMS 불능

3) 소규모 인터넷 공급업체의 연결 끊어짐 (전화 모뎀?)

4)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 모바일 서비스 불능”

 

NANOG의 많은 통신업체들은 이집트의 인터넷 차단이 그들의 다른 지역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신뢰성 있는 정보들을 찾으려 애를 썼다.

한 통신업체는 NANOG 이메일 리플렉터에 “현재 벌어지는 시위에 대한 대응으로, 이집트 정부가 모든 외부 그리고 아마도 내부 통신망 차단을 결정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누구라도 현재 상황을 시간과 함께 상세히 알려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많이 떠돈다. 나는 이런 연결을 복구하려는 쪽에 전달할 확실한 정보를 찾고 있다”고 적었다.

전역에서 정치적인 시위가 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는 이날 인터넷 연결을 차단했다. 모바일 공급업체들도 서비스 중단 명령을 받았다. 시민들은 위성 통신에 의존했으며, 트위터를 통해 이집트 내부, 그리고 외부와 소통하고 있었다.

북미의 통신업체들은 이 시점에서 이집트의 자율시스템(Autonomous System) 대부분이 응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단 하나, 이집트 증권거래소에서 사용하는 누어 데이터 네트워크(Noor Data Network)에 속한 AS20928만이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표준시 기준으로 이날 오후 5시 34분에 인터넷 모니터링 업체인 레네시스(Renesys)는 전세계 라우팅 테이블에서 이집트 네트워크로 가는 모든 경로가 사실상 동시에 막히는 것을 목격했다. 한 통신업체가 NANOG 메일을 통해 밝힌 것에 따르면, 어림잡아 3,500개의 BGP(Border Gateway Protocol)가 차단되었으며, “전 세계 나머지 국가에서 이집트로 인터넷 트래픽이 전달될 수 있는 경로는 사실상 없어졌다.”

이런 문제가 물리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 통신업체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이 대규모 BGP 차단의 효과인지, 실제 1계층, 즉 케이블이 끊어진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 단순히 피어링 세션(peering session)을 차단한 것일까, 인터넷 회선이 끊긴 것일까? 하지만 이 둘 모두 이집트 정부에 의한 전 세계적인 인터넷 차단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만약 케이블 자체가 끊어진 것이라면, 그 여파는 이집트 범위 이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입장도 있다. 한 통신업체는 이메일 답장을 통해 “이집트에서 벌어지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 너무 비약적인 상상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트래픽이 몇 Mbps로 떨어진 것은 이집트 ISP의 BGP 경로 차단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정부의 주요 포탈 사이트만 아니라 카이로에 있는 미국 대사관 홈페이지도 접속이 안된다는 보고도 이어졌다. 한 통신업체는 “처음 BGPmon 블로그에서 제시되었던 글이 현재 ‘완전 봉쇄’의 상황을 충분히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BGPmon의 블로그 운영자 앤드리 툰크는 “이집트의 더 많은 네트워크들이 인터넷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이전에는 2,903개의 네트워크가 이집트에서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차단 명령 직후, 단지 327개만 접속이 가능하게 되었다(88% 감소). 지금은 고작 239개만 가능하다”며, 실제로 더 나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툰크는 이집트의 다른 네트워크들이 끊어지는 동안 노르 네트워크는 여전히 잘 동작하고 있다며, “주요 서비스 업체 중 하나인 에티살랏미스르(ETISLAT-MISR)는 원래 676개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50개만 남아있다. 이 50개는 대체 어떤 용도일지 궁금하기 시작할 것이다. 군사용을 포함해 이런 저런 …”이라고 설명했다.

이집트에서는 정치적 혼란이 일어나거나,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언제든지 자국 내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을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이 분명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2년 전 사이버공격에 대항하는 이와 비슷한 법안이 제출되었다. 통신업체들은 이런 법안이 가결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 했다. 하지만 통과된다면 이는 정치적 시위가 있을 때 미국 내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차단에 사용될 수도 있다.

NTT아메리카(NTT America)의 선임 IP 기술자 제러드 마호는 “좋든 싫든 통신업체들은 법이 요청하는 대로 따라야 될 것이다. 미국에서 사회 불안 상태가 벌어진다면, 내 생각으로는 이런 통제가 다른 영역보다 훨씬 강하게 작용할 것이며, 경제적으로 전 세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범유럽의 차단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 이야기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만 본다면 이런 ‘킬 스위치(kill-switch)’를 누를 가능성은 없다. 이것은 권력의 막강한 힘을 상징하지만, 실용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OECD는 이집트의 이번 인터넷 차단이 이집트 경제에 끼친 손해가 닷새 동안 9,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집트의 반정부 운동가들은 정부의 이런 인터넷 차단 조처가 오히려 더 거센 반발을 불러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ditor@idg.co.kr

  • #Egypt, 이집트, 인터넷, 차단, 사태, NANOG, 이메일, 리플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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