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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펀드계좌의 자산배분과 재조정(rebalancing)

게시일
2016-12-27


최근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연금저축계좌에서 펀드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보험이나 신탁상품과 달리 연금저축펀드를 활용하면 국내외 다양한 주식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무엇보다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노후자금을 변동성이 큰 주식에 투자하는 게 불안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지금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안전자산만 고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연금저축은 목돈을 한꺼번에 맡기는 거치식이 아니라 매달 또는 매년 일정한 금액을 나눠 투자하는 적립식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할 수 있다.

적립식 투자가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연금저축펀드 상품은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투자기간이 길어지고 적립금 규모가 커지면 거치식 투자와 마찬가지로 주가등락에 따라 자산가치가 출렁거리게 된다. 처음 적립금이 얼마 되지 않을 때는 주가가 오르고 내릴 때 미동도 하지 않던 투자자도 적립금이 일정 규모 이상 커지면 조그마한 주가 변동에도 노심초사하게 된다.


따라서 연금저축 펀드계좌 투자자들은 적립금 규모가 커졌을 때에 대비한 전략을 미리 생각해 둘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주식형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목표 수익률을 정해 둔 다음 투자기간 중 주가가 상승해 이를 달성하면 주식형펀드를 청산한 뒤 이를 비교적 변동성이 낮은 채권형펀드에 옮겨 둘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적립금 규모가 너무 커져 조그마한 주가등락에도 투자자가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들 때도 주식형펀드를 채권형으로 전환하면 된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 펀드계좌는 대부분 이런 펀드 전환 기능을 갖추고 있어 별다른 수수료를 내지 않고 원하는 펀드로 변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셩격이 다른 펀드에 분산투자할 수도 있어
2013년부터는 하나의 연금저축 펀드계좌에서 1개 펀드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과거 적립금을 주식형 펀드에서 채권형 펀드로 변경한 다음에도, 이후 불입하는 분담금은 계속해서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즉 과거 적립금과 미래 분담금을 서로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목돈을 채권형펀드로 옮겨 두었으니 주가가 떨어질까 조마조마하지 않아도 되고, 미래 적립금은 계속 주식형펀드에 불입함으로써 적립식 투자가 갖는 '매입단가 평균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애초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할 때부터 복수의 펀드를 선택한 다음 일정한 비율로 자금을 자동으로 적립할 수도 있다. 가령 투자자가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하면서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를 각각 40%와 60% 비율로 구성(매입)한 다음 100만원을 입금하면 주식형펀드에는 40만원, 채권형펀드에는 60만원이 입금된다. 또 펀드를 변경하거나 금융기관 간 연금저축계좌를 이동할 때도 여러 개의 펀드에 일정한 비율로 나누어 투자할 수 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다양한 상품(펀드)에 분산투자하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노후자금을 관리할 수 있다.


2013년 이전에 가입한 연금저축 펀드상품도 연금저축계좌로 전환되면 성격이 다른 펀드에 분산투자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기존 연금저축계좌가 자산운용(증권)사의 계좌라면 새로이 연금저축계좌를 추가로 만들 필요 없이 연금저축계좌로 전환된 1개의 계좌로 분산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투자성과 높이려면 정기적으로 리밸런싱(재조정)해야
이렇게 자산을 배분해 둔 다음에는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해야 한다. 리밸런싱이란 포트폴리오 내 편입되어 있는 자산 중 비중이 커진 것을 처분한 다음, 이 돈으로 비중이 줄어든 자산을 추가로 취득하는 방법이다.

예를들어 어떤 사람이 투자를 시작하면서 포트폴리오 내에 주식 40%와 채권 60%를 담아 두고, 각 자산의 비중이 20% 이상 변동하면 비중을 원래대로 돌려놓기로 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주가가 크게 올라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이 48%를 넘어서면 주식을 매도하고 채권을 취득해 포트폴리오 내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처음 정한 비율대로 돌려 둔다. 반대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이 32% 이하로 떨어지면, 비중이 커진 채권을 처분한 돈으로 주식을 취득하면 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일정한 원칙을 정해 두고 포트폴리오 내 비싼 자산을 처분해 싼 자산을 취득해 나가면 장기적으로 투자성과가 좋아지게 된다.


이렇게 일정한 비율을 정해두고 리밸런싱 하는 것이 어렵다면 일정한 기간을 정해두고 리밸런싱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 문제는 '얼마를 주기로 리밸런싱을 할 것인가' 이다. 앞서 비율을 정해 둘 때와 마찬가지로 그 간격이 지나치게 짧아도 문제가 되고, 길어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적정한 기간을 정해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정기적으로 리밸런싱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예를들어 어떤 투자자가 원금은 절대 손해보지 않고, 가능하면 많은 수익을 내기를 원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투자원금은 1억원이고, 안전자산에 투자하면 연 5%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떻게 자산을 배분해야 할까?

만약 투자기간이 1년이라면 투자자금 1억원 중 9,530만원은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금은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왜냐하면 1년만 지나면 안전자산에 투자한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억원이 되기 때문에, 나머지 투자자금을 전부 잃더라도 투자원금을 보전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기간이 늘어나면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줄여도 된다.

앞에서와 같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투자기간이 10년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때 투자자는 안전자산에 6천만원 남짓한 돈을 맡겨 두면 10년 뒤에 원금와 이자를 합쳐 1억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따라서 나머지 4천만원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투자기간과 함께 자산배분을 할 때 신경써야 할 것은 자신의 '위험감내능력'이다. 위험감내능력이란 쉽게 말해 얼마까지 손실을 입어도 참을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손실한도'이다. 아래 표를 보면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다섯 번의 폭락을 경험했다. 이 때 하락폭을 살펴보면 IMF 외환위기 때 주가가 73% 급락한 것을 제외하고 나면 나머지 네 번은 50% 전후로 주가가 하락했다.

매달 말 일정한 자금을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자의 경우 IMF 당시를 제외하고 나면, 평균 30% 내외의 주가하락을 경험했다. 만약 당신이 이만한 손실을 견딜 수 있다면 투자자금 전부를 주식에 투자해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식과 안전자산에 일정한 비율로 나눠 투자해야 할 것이다.


<종합주가지수(KOSPI)에 투자했을 때 기간별 최대 손실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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