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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에게는 연금저축이 1+1

게시일
2016-12-19


불과 밀레니엄 시대(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일등 신붓감이라면 집에서 살림하면서 자녀들 잘 키우고 남편 내조 잘하는 전업주부를 떠올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샐러리맨 남편 ─ 전업주부 아내'라는 가정 내 역할분담이 표준모델로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맞벌이가 대세다. 남편 혼자 벌어서는 애들 교육시키면서 생활비 대기도 빠듯하기 때문에 노후준비는 언감생심 생각할 수도 없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가계에 도움이 될까 해서 아내들이 일터로 나서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유배우 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510만 가구로 전체 부부 가구 가운데 43.5%를 차지해 외벌이 가구(492만 가구, 42%)를 앞질렀다. 특히 40대에서는 맞벌이 가구 비중이 52.1%로 절반이 넘었다. 이쯤되면 맞벌이가 한국 가정의 주류 모델이 됐다고 할 수 있겠다.


<자료 : 통계청 2012년, 부부 경제활동 현황 및 가구주 연령대별 맞벌이 비율>


세액공제는 두배, 은퇴 후엔 연금 맞벌이
맞벌이 부부는 노후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 흔히 맞벌이 부부라고 하면 둘이 벌기 때문에 저축도 많이 하고 노후준비도 잘 돼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둘이 버는만큼 외벌이 부부보다 소득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씀씀이도 크다. 식사 준비를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외식이 잦아지고,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서 육아도우미를 고용하는 등 이래저래 돈 들어갈 곳이 많다. 여기에 사교육비와 생활비까지 더하면 맞벌이 부부라고 해도 생각만큼 저축할 여력이 많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적은 자금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노후준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은 외벌이뿐만 아니라 맞벌이 부부도 마찬가지다. 이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연금저축'이다. 연금저축 가입자에게는 저축한 금액에 대해 연간 4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이때 세액공제 혜택은 부부가 따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는 각각 400만원 씩 도합 8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여유만 된다면 세액공제 혜택을 2배로 받으면서 노후자금도 불릴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필요가 있을까?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환급금은 똑같아
맞벌이 부부는 능력만 되면 부부가 각자 연금저축에 가입한 다음 연간 400만원씩 적립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최대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한 여유가 없어 부부 둘 중 한 사람 명의로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013년 이전까지는 부부 중 소득이 많은 사람 명의로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하면 연말정산 때 더많은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연금저축에 적립한 금액을 과세대상 소득에서 공제해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소득세를 과세할 때 많이 버는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연금저축 적립금을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하게 되면 같은 금액을 공제받더라도 놓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는 고소득자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연금저축에 대한 세제 지원방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변경됐다. 소득공제 방식과 달리 세액공제는 이미 산출된 세금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하기 때문에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세제혜택은 동일하다. 따라서 맞벌이 부부의 경우 누구의 명의로 저축하든 상관없이 같은 금액을 저축하면 연말정산 때 환급받는 세금도 같다. 다만 납부해야 할 세금이 세액공제금액보다 적은 경우에는 납부해야 할 세금만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상품 선택은 남편 따로, 아내 따로
부부 두 사람이 모두 연금저축에 가입할 때는 서로 다른 종류의 연금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면 남편이 이미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면 아내는 연금저축펀드에 새로 가입하든지, 아니면 반대로 남편이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한 경우 아내는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금융권역마다 제공하는 연금저축 상품의 특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회사가 제공하는 연금저축보험은 예금자 보호가 되고 평생 연금을 수령할 수 있지만 주식과 채권에는 투자할 수 없어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반면 자산운용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펀드는 실적배당 상품으로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주식투자 비중에 제한이 없어 보험상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두 상품을 적절히 조합하면, 오래 사는 위험에 대비하면서 물가상승에 따른 연금가치 하락에도 대비할 수 있다.


<금융권역별 연금저축계좌의 특징 비교>


보험회사의 연금저축보험은 가입 당시 최저 이율을 보장하고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주식 등 위험자산에는 투자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은행의 연금저축신탁도 실적배당 상품이기는 하지만 원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주로 국·공채 위주로 투자한다. 여기에 비해 연금저축펀드는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주식투자 비중을 원하는 만큼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해외주식이나 채권투자도 가능하다.


젊었을 땐 맞벌이, 은퇴 후엔 연금 맞벌이
맞벌이 부부는 현역시절 소득이 따로였던 것처럼 은퇴 후 소득도 자연스럽게 분산된다. 부부가 각자 명의로 국민연금과 연금저축을 가지고 있어 은퇴한 다음에는 자연스레 '연금 맞벌이'를 하게 된다. 따라서 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동안 두 사람이 모두 연금을 받기 때문에 그만큼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어 좋고, 배우자를 여의고 홀로 살아야 할 때도 자기 연금은 계속 받기 때문에 생계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좋다.

이 같은 사실은 남자보다 오래 사는 여성 입장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여자의 평균수명(84세)이 남자(77세)보다 7년 더 길다. 그리고 결혼할 때 나이도 여자(29.4세)가 남자(32.1세)보다 세 살 어리다. 둘을 더하면 아내가 남편보다 10년은 더 산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일까? 고령가구 중엔 여자 혼자 사는 집이 많다. 통계청이 2010년 가구주 연령 65세 이상의 고령가구를 조사했더니, 세 집 건너 한 집(26.3%)꼴로 여자 혼자 살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면 여성의 입장에서는 남편을 여의고 혼자 살아야 할 10년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연금제도는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여성의 노후준비가 소홀하다. 하지만 맞벌이 가구의 여성은 자기 명의로 된 국민연금도 있고, 퇴직금도 있다. 여기에 세액공제를 받으려고 연금저축까지 가입해 뒀다면, 남편을 여의고 난 다음 홀로 사는 동안에도 3층 보장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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