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프라웨어社가 피처폰 수준의 제원에서도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할 수 있는 모바일 솔루션 ‘폴라리스 스마트폰 스위트(PSS)’를 개발했다고 전자신문이 11월29일 보도했다. PSS는 안드로이드 OS를 최소화한 솔루션이다. 제원이 낮은 휴대폰에 이 솔루션을 탑재하면 따로 OS를 최적화하지 않아도 된다. PSS가 탑재된 폰은 중국 Crossmo 앱스토어에서 1,000개의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인프라웨어는 최근 대만 팹리스 반도체기업 미디어텍 칩세트에 이 솔루션을 포팅해 중국 휴대폰 제조사 4곳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 제조사는 이를 기반으로 100달러대 초저가 안드로이드폰을 제조 중이며, 초저가 안드로이드폰 제조원가가 30달러대에 불과해 소비자가격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중국 제조사는 PSS 안드로이드폰을 오는 12월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 러시아, 동남아시아, 중남미에 출시할 예정이다. 인프라웨어는 중국 가전기업 콘카에도 PSS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초저가 안드로이드 솔루션 판매 범위를 확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프라웨어 테크놀로지의 곽민철 사장은 “세계 휴대폰 판매량 중 60% 이상인 약 12억대는 기존 피처폰이 차지한다”며, “폴라리스 스마트폰 스위트가 탑재된 저가 스마트폰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인프라웨어 솔루션의 성공여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이 같은 솔루션의 출시가 피처폰 세대들의 스마트폰 이용 니즈를 어느정도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미 LGU+가 피처폰에서 클라우드 기반으로 다양한 안드로이드 앱들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어플타운’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으며, 이 외에도 안드로이드 가상화 기술을 바탕으로 N스크린 환경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이용할 수 있는 ‘AndroV’ 같은 서비스도 등장했다. 이들 모두가 다소 제한적이지만 앱 이용 등의 스마트한 경험을 피처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아직은 휴대폰 시장에서 상당비중을 차지하는 피처폰 유저들의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스마트폰과 피처폰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더욱이 스마트폰 자체도 클라우드와 인터넷 서비스들의 접목을 통해 성능 대비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에서는 모질라의 Firefox OS처럼 웹서비스 이용환경을 끌어안아 단말기 자체의 가격인하 여지가 큰 웹기반 플랫폼들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ZTE와 TCL 등의 제조업체들이 가격이 저렴한 Firefox OS 탑재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가 인텔과 손잡고 HTML5 기반의 타이젠OS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SKT와 도코모, 텔레포니카, 보다폰, 오렌지 등의 메이저 이통사들이 지지하고 있으며, Verizon측 임원도 최근 이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어서 새로운 강자의 출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결국 애플과 구글이 양분하고 있는 작금의 모바일 플랫폼 시장 경쟁구도에 변수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다양한 가격대로 기존 피처폰 수요를 상당부분 흡수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적잖은 위협이 될 수 있다. 사실 기존의 피처폰 유저에게는 카메라나 SNS, IM과 같은 몇가지 필수적 앱 이상이 제공되는 것이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 있다. 몇가지 앱을 잘 이용할 수 있는 환경만 갖추어 진다면, 굳이 비싼 가격에 고사양 및 다기능성을 갖춘 스마트폰을 구입할 필요성을 못 느낄 가능성이 큰 것이다. 특히 구글 입장에서는 로우엔드를 겨냥한 안드로이드 변형 솔루션의 출시가 잇따르는 상황이 안드로이드 생태계 자체의 파편화를 심화시키는 것 외에도, 안드로이드가 마치 스마트폰 시대의 피처폰 플랫폼인 것마냥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안드로이드용 앱 개발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개발자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저가 플랫폼으로서의 이미지가 굳혀지는 것은 앱 개발자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